써로게이트는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 아바타다. 원래 목적은 장애인이 뇌파로 자신과 같은 모습의 아바타를 조종해 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개발됐다.
써로게이트는 일반인으로 퍼져 나가며 점차 다른 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다. 인간의 모습을 했지만, 피부는 주인보다 깨끗하고 머리숱도 많다. 힘들여 밖에 나가지 않고도 뇌파로만 모든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인공지능(AI) 로봇처럼 스스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모든 걸 주인이 조종하는대로만 움직인다. 인간은 방안에 틀어박혀 써로게이트만 조종하는 세상이 된다.
써로게이트는 편리하다. 모든 인간생활을 대신한다.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사람에 직접 영향은 없고, 새 로봇으로 교환하면 된다. 모든 사람이 써로게이트 하나 정도는 가져야 하는 세상이 되자, 대량 생산이 필요해진다.
스마트팩토리 생산장면은 영화 써로게이트의 볼거리다. 관절, 로봇 신체부위 조립은 모든 과정이 자동화됐다. 공장 로봇이 스스로 부품을 조립한다. 몸통을 모두 조립하고, 머리 부위를 결합하면 기계 로봇 조립이 끝난다. 이후 인공피부를 씌워 인간의 모습으로 탄생한다. 1분에 수십대 로봇이 생산되지만, 모든 과정에는 사람의 개입이 없다.
써로게이트 아바타 로봇을 만드는 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일지 몰라도 스마트팩토리는 상당부분 현실화되고 있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은 공장 완전 자동화를 추진한다. 노동자가 기피하거나 위험한 업무부터 로봇이 대체하고, 점차적으로 생산 과정 전체를 로봇으로 대체한다.
아디다스는 미국과 독일에서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한 스피드팩토리를 도입, 10여명이 연간 운동화 50만켤레를 생산하도록 생산성을 극대화했다. 다만, 아디다스 스피드팩토리는 품질 문제 등으로 지난해 문을 닫으며 스마트팩토리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았다.
스마트팩토리는 생산을 위한 로봇 기술을 발전시킨 기계공학 진화 뿐만 아니라,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진화가 밑바탕이 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생산 공정별 센서를 적용하고 데이터를 수집,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다. 5G는 초저지연성능을 바탕으로 각종 센서와 로봇을 실시간 제어하고, 스마트팩토리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써로게이트는 무분별한 로봇활용이 가져올 암울한 미래를 그렸지만, 스마트팩토리는 그렇게까진 암울하지 않다. 일자리 문제 등에 대한 사회안전망도 고민해 기술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인간과 경제활동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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