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가상 게임쇼가 개막했다. 별도 공간에서 진행하고,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가상 공간에서 자신의 아바타로 전시회나 콘퍼런스를 즐기는 게임쇼다. 코로나19 이후 공연장 등지에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게임쇼 운영에 새로운 지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계기로 다른 박람회나 비즈니스 모델에도 가상 플랫폼 적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성남시가 주최하고 성남산업진흥원과 한국모바일게임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2020 인디크래프트'가 22~26일 온라인 가상 공간에서 진행된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가상 공간 게임쇼다.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하듯 가상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인디게임 부스를 둘러볼 수 있다. 3차원(3D) 시뮬레이션 샌드박스 형태의 '유어 월드'를 기반으로 총 6개 월드를 제공한다. 6개 월드는 테마별로 구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54개 인디게임 개발사와 12개 후원사 부스가 가상 공간에 자리 잡는다. 관람객은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 세계를 돌아다니며 보이스, 텍스트 채팅을 이용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기존 오프라인 게임쇼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게임을 체험하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개발자와 소통하는 기회도 누릴 수 있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음성이 더 크게 들리는 애니메이션 인공지능(AI)과 역동적 근접 채팅 기술을 적용했다.
생산적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업용(B2B) 공간도 마련했다. 참가 개발사는 '미트 투 매치' 시스템을 통해 퍼블리셔 및 투자자 등 게임 관계자와 텍스트, 보이스챗으로 원하는 시간에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할 수 있다. 오프라인 게임쇼와 마찬가지로 사업화 기회를 갖는다.
국내 첫 가상 게임쇼에 몰린 관심은 뜨거웠다. 200개 게임사가 60개 부스를 두고 경쟁했다. 국내 거대 게임사인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후원한다. 사무국은 관람객 8000여명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게임쇼의 개최가 부담스러워지는 가운데 '진짜 가상'으로 진행되는 방식이 향후 게임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산업협회장은 22일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온라인 가상 전시회”라면서 “오프라인 게임쇼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를 증명한다면 세계적 인디게임 축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 인디크래프트는 '게임은 문화다'를 슬로건으로 하여 국내외 우수 인디게임을 발굴한다. 대한민국 게임 산업의 풀뿌리인 인디게임으로 게임 산업 혁신을 기대한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