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지하철이 운행을 마친 23일 오전 0시 50분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사. 형광조끼와 안전모를 착용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5G 네트워크설치팀이 도착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하철이 운행을 재개하는 새벽 5시 이전까지 4시간 만에 역사 내 터널과 대합실 등 주요 장소에 5G 안테나 설치공사를 끝내야 한다.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부분 개방하고 터널로 내려가 안테나를 전력선과 광케이블에 연결했다. 플랫폼으로 올라와 5G 속도를 테스트하니 1.3Gbps를 기록했다.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과 이통 3사는 23일 새벽 0시 50분 2호선 을지로입구 역사를 방문해 지하철 5G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지하철은 전체 데이터트래픽 1.8%를 차지할 정도로 시민 체감이 높은 공간이다. 이통 3사는 5G 서비스 국민 체감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5G를 공동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을지로입구역의 경우 주관사인 SK텔레콤이 전력연결설비와 안테나, 5G 멀티플렉서(MUX) 등을 구축하면 참여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원격기지국장치(RU)를 설치해 자사 네트워크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구축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 구축 당시에는 개별구축으로 전체 지하철역에 5G를 구축하는 데 3년이 걸렸지만, 5G는 2년으로 단축하고 설치 비용을 30%가량 절감한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이통 3사 전국 지하철 5G 구축률은 50%에 육박했다. 전국 649개 지하철 역 가운데, 325개에 5G 공동구축을 완료했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비수도권 지하철과 수도권 9호선은 구축을 완료했다. 서울지하철 2호선은 석면 내진보강 등 공사가 진행되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8월부터 순환선 모든 구간에서 5G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다. 이통사는 내년 중반기까지 지하철 5G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하철 내 5G 품질은 우수했다. 이날 구축을 진행한 을지로입구역에서 이통 3사 5G 스마트폰을 모두 사용해 속도를 측정하니, 1.2~1.3Gbps 속도를 기록했다. 지연시간은 50ms(0.05초) 수준이다. 지하철 5G 구축 자체가 세계 최초이며, 품질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하철 공동구축은 5G 체감품질과 관련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국민이 밀접하게 느낄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와 이통 3사는 지하철을 비롯한 국민체감이 높은 시설을 발굴해 공동구축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서울시와 6대 광역시를 대상으로 하는 상반기 5G 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품질 논란을 완전히 해소하긴 어렵더라도, 객관적 품질 데이터를 확보해 네트워크 구축 전략 지침으로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장석영 차관은 “통신 3사와 서울교통공사 등 관계기관과 서울시 적극행정 덕분에 중간 목표점까지 도달한 것 같다”며 “5G는 디지털 뉴딜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므로, 중점적 투자를 통해 지하철뿐만 아니라 국민이 5G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커버리지를 확대하며 다양한 5G 서비스가 창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