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33%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이던 1998년 1분기의 -6.8% 이후 22년 만에 최저치다.
애초 2분기에 -2%대 중반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치보다도 더 낮아졌다. 시간이 지나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국내외 경제 상황은 좀처럼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있을 수 있지만 위기임에는 부인할 수 없다. 또 얼마나 이어질지도 현재로서는 예측할 수 없다.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인 불확실성만 커져 가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경제 주축인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실적은 호조를 나타냈다. SK하이닉스는 23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 8조6065억원, 영업이익 1조946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205% 증가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삼성전자도 이에 못지 않은 실적이 예상된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활동 증가로 서버, 데이터센터 메모리 수요 증가 등이 반영된 결과다. 위기가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이날 실적 발표를 한 현대차의 상황도 나쁘지 않다. 2분기 매출액 21조8590억원, 영업이익 5903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9%, -52.3%의 성적이지만 글로벌 완성차업체들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실적이다. 애초 시장 전망치도 월등히 앞섰다.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코로나19에도 야심 차게 선보인 신차의 효과도 크게 반영된 결과다.
경제 호황기나 불황기에도 기업은 항상 위기에 노출돼 있다.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성장하거나 추락하는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다. 결국 그 원인은 미래를 준비하느냐 안주하느냐의 차이에서 결정된다. 국내 주력 기업들의 실적 호조는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경쟁력을 높여 온 결과다.
코로나19에도 훌륭한 실적을 일궈 낸 기업들의 성과에 박수를 보낸다.
이와 함께 현재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코로나19 이후 경영 환경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준비, 과감한 투자가 계속돼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기업의 투자 활동을 촉진할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뒷받침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