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선] '위드 코로나' 시대 해법 찾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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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이 속속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유독 많이 들리는 표현이 있다. 바로 '깜짝' '서프라이즈' '반전' '선방' 등이다. 모두 예상보다 실적이 좋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이런 말이 나오는 배경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영향이 지속되면서 기업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 결과를 보니 예상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국내 시가총액 1위와 2위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모두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전망치보다 20% 이상, SK하이닉스도 10% 이상 영업이익이 높았다.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업종 가운데 하나인 항공 분야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나란히 흑자 전환하는 반전을 보여 줬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가 만든 언택트(비대면) 트렌드의 수혜를 보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양사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0%, 142%나 증가했다. 이동통신 3사도 언택트 트렌드에 힘입어 일제히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가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기업 가운데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낸 32개사를 분석한 결과 66%인 21개사의 실적이 전망치 평균을 넘었다. 그 가운데 12개사는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웃돌았다.

기업이 반전 실적을 일궈 낸 과정은 저마다 다르다. 다만 각 업종과 기업별로 코로나19 영향을 분석하고, 그 속에서 각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찾아낸 것은 공통점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여객 수요 급감을 화물 운송 확대로 만회했다. 물론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등 정부의 도움이 있었지만 화물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 역량을 집중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통 3사 등은 언택트 트렌드 확산에 적극 대응해 성과를 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로 대형 광고주가 주춤한 상황에서 성과형 광고, 중소형 광고 등 새로운 상품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커머스와 콘텐츠 등 언택트 시대를 맞아 떠오르는 분야에 집중한 것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모든 기업이 실적 반전을 이룬 것은 아니다. 각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은 선전했지만 대다수 기업은 실적 부진을 겪었다.

차이는 하나다. 코로나19 대응력이다.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는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이다. 올해 초 기업들은 코로나19 피해 최소화에 집중했다. 이후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즉 코로나19가 끝난 뒤에 무엇을 할지 고민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다. 이제는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서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지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더 이상 코로나19를 변수로 보지 않는다. 주요 대기업은 하반기 경영 전략을 짜면서 코로나19를 '상수'로 놓았다.

해법은 명확하다. 코로나19 시대에 각 산업과 기업의 기회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기회를 향해 얼마나 신속하게 가느냐가 코로나19 극복 여부를 결정한다. 피할 수 없는 장애물인 코로나19, 이를 뛰어넘어야만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