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발생한 지 6개월이 넘어가며 우리 일상에서는 원격근무, 비대면 회의, 온라인 수업이 일반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사회·경제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제2 뉴노멀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부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고 선진 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난달 14일 디지털 중심 국가 혁신 방안인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교육'도 이제는 전통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이 어떻게, 무엇을, 어디에서 변화할 것인지 고민할 때다.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교육은 코로나19로 위기에 부닥쳤다. 그러나 원격으로 교수자와 학습자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음이 증명되면서 언택트 교육 시대가 열렸다. 그렇다고 이 변화가 기존 교육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면과 비대면의 장점을 결합한 온·오프라인연계(O2O) 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이론과 정보 습득은 온라인, 실습 등 문제해결 학습은 오프라인을 통해 풍부한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는 플립러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원하는 내용을 골라 짧은 시간 내 습득할 수 있는 마이크로러닝을 확대, 자기주도 학습을 활성화해야 한다.
무엇을 변화할 것인가.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로의 변화가 가속화되는 미래에는 기계와 구분되는 인간 고유의 역량 계발이 강조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일명 다보스포럼)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래 인재 역량으로 '소통' '문제해결력' '창의성' '비판사고' 등을 제시했다. 이에 새로운 역량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가 절실하다. 또 정보기술(IT)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디지털 문해력'이 중요해지면서 배움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한 예로 제너럴일렉트릭(GE), 시세이도 등 글로벌 기업에서는 밀레니얼 세대가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지는 고경력자에게 신기술을 전수하는 역멘토링이 일고 있다. 결국 미래 역량을 갖춰서 신기술을 이해하고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리터러시' 과정 등 시의적절한 교육콘텐츠 제공과 함께 배움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일어야 한다.
어디에서 실현할 것인가.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새로운 교육 방식에 맞는 플랫폼이 개발돼야 한다. 학습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는 기존 온라인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통, 협업 등 네트워킹이 가능한 학습플랫폼이 필요하다. 또 빅데이터, AI, 블록체인 등 기술을 접목해 학습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학습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한국판 뉴딜에도 '온라인 교육 통합플랫폼'을 구축해서 초·중·고, 대학, 직업교육 전반에 걸쳐 온·오프라인 융합학습 환경과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즉 교육의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학습자-콘텐츠, 일-학습, 학습자들을 유효하게 연결하는 '커넥티드 러닝 생태계' 조성이 필수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인정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인 반면에 그동안 '교육'에서는 이러한 강점을 적극 활용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코로나19라는 트리거가 없었다면 교육 변화의 필요성은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변화 속도는 느렸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교육의 디지털 대전환을 통해 미래가 요구하는 우수 인재를 효과 높게 양성하는 '교육 선도 국가'로 거듭날 때다.
윤현진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 인재교육본부장 hjyoon@kird.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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