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지지율, 탄핵 국면 이후 처음으로 뒤집혀…민주 33.4% vs 통합 36.5%

지난 2016년 4분기에 있은 탄핵 국면 이후 처음으로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추월했다. 약 4년 만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최근 벌어진 부동산 시장 혼란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태 이후 계속 하락곡선을 그렸다. 통합당은 4월 총선 참패에도 쇄신 행보와 여당의 부진에 힘입어 지지율이 올라갔다.

13일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지난 10∼12일 사흘 동안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7%포인트(P) 내린 33.4%, 통합당은 1.9%P 오른 36.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총선 이후 꾸준히 격차가 줄어든 양당의 지지율이 역전된 것이다. 통합당은 옛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을 포함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인 2016년 10월 이후 4년여 만에 정당 지지율 1위에 올랐다.

민주-통합당 지지율, 탄핵 국면 이후 처음으로 뒤집혀…민주 33.4% vs 통합 36.5%

2016년 10월까지는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 지지도가 민주당을 앞서 있었다. 하지만 탄핵 국면이 진행되면서 리얼미터 조사 기준 10월 3주차 지지율은 새누리당 29.6%, 민주당 29.2%까지 좁혀졌었고, 그 다음주인 4주차에는 민주당이 31.2%, 새누리당 24.7%로 큰 차이로 역전 당했다. 이후 통합당은 지금까지 민주당에게 뒤쳐져 있었다.

여당과 제1야당 간 지지율 역전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과 연이은 여권 인사의 성추문 등 민주당 악재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 혼란 속에 지난주 청와대 비서진의 일괄 사의 표명과 교체 인사도 민주당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 그 사이 통합당은 '강경보수' 이미지를 버리는 당 쇄신 작업을 벌였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 역시 계속 하락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전주보다 0.6%P 내린 43.3%로 나타났다. 남성(3.2%P↑), 50대(6.1%P↑), 진보층(7.3%P↑), 보수층(3.3%P↑)에서 부정평가 비중이 상승했다.

민주당은 핵심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47.8%, 11.5%P↓)에서도 지지율이 떨어졌다. 대전·세종·충청(28.6%, 5.6%P↓)에서도 하락했다. 핵심 지지층인 진보층(55.4%, 3.9%P↓)에서의 지지도 하락은 뼈아프다.

통합당은 부산·울산·경남(48.5%, 5.7%P↑), 대구·경북(50.9%, 5.4%P↑), 서울(39.8%, 4.1%P↑), 대전·세종·충청(39.0%, 3.8%P↑) 등에서 고루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통합당도 지지층인 보수층(59.7%, 3.5%P↓)에서 하락을 보였지만, 진보층(16.9%, 5.1%P↑)에서 상승을 보였다. 중도층에선 민주당은 전주보다 0.7%P 하락한 30.8%, 통합당은 2.2% P상승한 39.6%를 각각 기록했다.

여야는 설문조사 결과에 서로 다른 속내를 감추고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이재명 경기지사가 “국민이 새로운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짧게 평했다. 이 지사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조달제도 도입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후 “가장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일 것”이라면서 “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삶을 개선하는 노력을 많이 해 달라는 채찍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여론조사는 하나의 트렌드로 참고하는 것으로, 당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국민에게 평가받으면 된다”면서 “국민은 현명하기 때문에 잘못한 것과 잘하는 것의 평가가 지지율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얼미터 조사는 전국 성인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