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기술 분야별로 특성화-전문화하는 팁스 운영사

팁스 프로그램이 창업생태계에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팁스 운영사도 저마다 운영사 특색에 걸맞은 보육 프로그램으로 창업팀을 발굴하며 특성화하기 시작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달들어 팁스 운영사를 신규로 9개 추가 선정했다. 추가 선정된 9개 운영사 가운데 2개사는 이미 기존 6년의 운영기한을 모두 채워 재선정된 사례다. 성공 확률과 지원 성과가 미미한 여타 지원사업과는 달리 여전히 기업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운영사의 지원이 끊이질 않는다.

기술창업 분야 전문 액셀러레이터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팁스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90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회사가 발굴한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팁스 프로그램을 거친 셈이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발굴한 90개 스타트업 가운데 4개사는 이미 M&A를 통해 회수를 마쳤다. CMOS 방식으로 모바일 열영상 이미지 센서를 만드는 시리우스는 2018년 코스닥 상장사 트루윈에 인수됐고, 레이저 유도 플라즈마 분광 및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피부암을 분석하는 기술을 가진 스페클립스는 지난해 발광다이오드(LED)마스크 제조업체 셀리턴에 인수됐다.

쏘카에 인수된 실내 정밀 위치측정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 폴라리언트 역시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팁스 프로그램을 거쳤다. 올해 들어서는 블록체인 기반 증강현실 스타트업 브렉스랩이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에 인수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밖에도 의료기기 멸균 포장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라즈맵',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 기술 스타트업 토모큐브 등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발굴 이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퓨처플레이 역시 66개 기업을 발굴하며 기술 창업 전문 액셀러레이터의 면모를 톡톡히 나타내고 있다. 퓨처플레이가 발굴한 바이시큐는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일레클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나인투원에 지난해 인수됐다. 올해 들어서는 웹 RTC 기술을 보유한 리모트몬스터가 카카오의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56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M&A가 성사됐다.

이노폴리스파트너스는 제조, 바이오 분야 등 하드웨어 기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 창업팀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지주, 기계연구원, 서울대기술지주(BI) 등과 협력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액셀러레이터 중심의 기존 팁스 운영사와는 달리 유한회사형(LLC) 벤처캐피털 형태로 기업 발굴과 함께 성장 단계에 맞는 투자와 대덕 등 지역 기반 투자에 적극 나선다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이노폴리스파트너스가 발굴한 필러 제조 업체 유스필은 알에프텍에 인수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엔젤투자 시장에서 다년간 혁신기업에 투자해 온 카이트창업가재단 역시 팁스 스타트업을 다수 배출했다. 카이트창업가재단이 발굴한 40여개 스타트업 가운데 시옷플랫폼, 윈드앰프, 아이엠티코리아, 엔트리코리아, 바이오오케스트라, 만나씨이에이, 리브스메드 등은 이미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 받아 재단에 회수 성과를 안겼다. 특히 교육용 프로그램밍 언어(EPL)를 기반으로 학습플랫폼을 구축하는 서비스를 갖춘 엔트리코리아는 이미 2015년 일찌감치 네이버에 M&A되는 성과를 거뒀다.

대기업 역시도 팁스 프로그램을 통한 스타트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2015년부터 팁스 운영사로 선정돼 이미 37개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역삼동에 민관합동으로 팁스타운 S6을 설립한 것 역시 팁스를 통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가능성을 점쳤기 때문이다.

카카오벤처스도 40여개 기업을 발굴하며 팁스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팁스 프로그램 스타트업 상당수가 카카오벤처스를 통한 추가 투자 유치를 가장 바라는 회수 모델로 손꼽을 정도로 창업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팀을 재구성하고 사업모델을 강화하는 등의 조언뿐만 아니라 성장에 필요한 후속 전략 투자자를 구하는 등 이후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운영사의 특성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면서 “팁스 프로그램을 모집하는 운영사 사이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진 만큼 회사의 기술 특성에 맞는 전문 운영사를 택해 함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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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