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 결제 수수료 30%로 촉발된 에픽게임즈와 애플 앱스토어 간 소송전 파장이 게임업계 전반으로 퍼진다. 국내 게임사도 사태를 예의 주시한다.
25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에픽 개발자 계정을 제거하겠다고 통보하자 에픽이 애플 개발자 계정 차단 보복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에픽과 애플 간 촉발된 세 번째 소송이다. 언리얼 엔진은 iOS를 포함한 많은 플랫폼에서 게임을 빠르게 만들 수 있게 해준다. 개발도구 사용이 불가능해지면 언리얼 엔진 기반 게임 개발자는 다시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
갈등 발단은 애플 앱스토어 수수료 정책이다. 애플은 인앱 결제 수수료로 30%를 책정했다. 에픽은 수수료가 과도하다고 보고 포트나이트 내에 자체 결제방식을 도입했다. 애플은 자사 정책에 어긋난다며 포트나이트를 퇴출했다.
에픽은 애플에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고 애플은 반독점 소송에 대응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며 맞섰다. 또 에픽 개발자 iOS, macOS 계정을 이달 28일까지 차단해 애플 플랫폼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개발 도구 접근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애플은 “에픽이 자신들이 동의한 정책을 준수하고 모든 개발자에게 적용되는 앱 업데이트를 다시 제출하면 쉽게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에픽은 “iOS나 맥OS 기기에서 언리얼 엔진을 포기해야 한다”며 “게임을 넘어 많은 분야에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개발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목소리를 냈다. MS가 새 게임을 개발할 때 iOS와 맥OS 플랫폼 고객을 포기해야 해 게임 제작자와 게이머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다.
필 스펜서 MS 게임부문 대표는 “에픽게임즈 요청 지지 성명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며 “에픽이 최신 애플 기술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은 개발자와 게이머에게 올바른 일”이라고 밝혔다.
국내 게임사도 영향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2017년 기준 언리얼 엔진 사용시간은 서울이 1위, 성남이 8위다. 도쿄나 베이징은 물론 북미보다 더 많은 사용시간이다.
이미 서비스 중인 '리니지2M'을 비롯해 '프로젝트TL' '프로젝트LLL' '프로젝트LW'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엔씨소프트와 '배틀그라운드' 펍지, '로스트아크' 스마일게이트RPG, 'V4' 넥슨,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세븐나이츠2' 넷마블, '미르4' 위메이드, '오딘 발할라 라이징' 카카오게임즈, '엘리온' 크래프톤 등이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다.
게임사 관계자는 “아직은 애플과 에픽 결정을 두고 보는 중”이라며 “실제 현실화된다면 게임뿐 아니라 언리얼 기반 개발자를 비롯해 건축, 증강현실, 영상 콘텐츠 제작에서도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