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자재료 사업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언택트' 영향으로 성장세를 그려 주목된다.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교육, 쇼핑, 여가활동 등이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수요 증가에 따른 삼성SDI 전자재료 공급이 늘고 있다.
◇상반기 영업익 1716억원…전체 수익 '책임'
25일 삼성SDI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자재료 사업부문은 상반기 매출 1조2400억원, 영업이익 1716억원을 기록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와 2분기 매출이 각각 6020억원과 6380억원을, 영업이익은 742억원과 974억원을 달성했다.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6% 증가한 수치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나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전자재료는 삼성SDI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삼성SDI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577억원이다. 전자재료가 거둔 영업이익보다 작은 건 전기차 배터리 등에 대한 투자로 배터리 사업 부문이 손실(-138억원)를 낸 탓이다.
◇SOH·EMC 소재, 편광필름 호조
삼성SDI 전자재료가 성장한 건 '언택트' 효과다. 비대면 경제활동이나 소비를 뜻하는 언택트의 확산은 통신 데이터 사용량을 증가시켜 서버용 반도체 수요 확대를 일으켰다. 또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화상회의 등으로 노트북과 태블릿PC 판매가 늘어났다. 노트북과 태블릿은 디스플레이가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기기다.
삼성SDI는 반도체 소재, 디스플레이 소재를 공급한다. 대표적 반도체 소재로는 'SOH'와 'EMC'가, 디스플레이 소재는 편광필름이 꼽힌다. 'SOH(Spin-on Hardmask)'는 반도체에 미세 패턴을 구현하는데 쓰이는 보조 코팅 재료다. 'EMC(Epoxy Molding Compound)'는 외부 충격으로부터 반도체 회로를 보호하는 패키징 소재다. SOH는 패턴 정확도를 높이고 3개월 이상 장기 보관이 가능하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EMC는 반도체 패키지 구조가 경박화되면서 고성능 소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7월 구미사업장에 약 400억원을 투자해 고성능 EMC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 추가 확보에 나섰다. 디스플레이 소재인 편광필름은 빛의 방향을 조절해 화면을 맑고 뚜렷하게 한다. 편광필름은 주로 액정표시장치(LCD)에 적용된다. 삼성SDI 편광필름은 노트북, 태블릿 수요 증가에 따른 효과를 봤다.
◇하반기는 OLED 소재 '주목'
삼성SDI는 하반기 전자재료 사업이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소재는 견조한 수요로 매출 증가를, 반면 편광필름은 수요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로 기회를 잡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SDI는 그린인광호스트와 P도판트를 보유하고 있다. 이 소재들은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된 후 OLED 패널로 만들어져 올 하반기 출시될 애플 신형 아이폰에 탑재될 계획이다.
삼성전자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20' 시리즈에도 적용돼 하반기 성장 발판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SDI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주요 고객이 신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TV용 OLED패널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린인광호스트, 도판트 등 수요 증가로 OLED 소재 사업은 연간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