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천만 시민 거리두기'를 시행하는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고 건전하고 저렴하게 집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게임에 다시 한번 관심이 쏠린다.
31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내놓은 '2020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PC 게임과 모바일 게임 이용 시간은 45.6%, 47.1% 증가했다. 콘솔은 97.8% 늘었다.
평소에 게임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하게 게임을 즐기면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올바르지 못한 고정된 자세에서 과도한 사용으로 통증이 찾아온다.
가장 많은 문제가 나타나는 부위는 손목이다. 프로게이머가 직업병으로 달고 사는 '손목터널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지나치게 사용한 손목 힘줄이 두꺼워지면서 손 움직임을 관리하는 정중 신경을 압박하면서 생긴다. 주된 증상은 손바닥 저림이다. 휴식과 스트레칭으로 완화할 수 있지만 심할 경우 두꺼워진 손목인대를 절제하는 유리술을 받아야 한다. 양팔을 앞으로 나란히 한 상태에서 한쪽 손가락을 잡은 후 손등과 손바닥을 몸쪽으로 당기는 스트레칭이 예방에 효과가 있다.
모바일게임이나 콘솔 게임을 즐길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엄지 손가락(요골)이 아프면 '드퀘르벵 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엄지를 들거나 벌리는 힘줄에 생기는 염증 때문에 아프다.
반대로 새끼 손가락(척골) 손등 부분에 통증이나 부종이 있다면 척측수근굴근염이나 척측수근신근염일 수 있다. 새끼손가락 쪽 근육과 힘줄 경로를 따라 통증이 발생한다. 새끼손가락이 아픈 경우 '주관터널 증후군'일 수도 있다. 새끼손가락부터 안쪽 팔꿈치까지 저리다. 심하면 근육위축까지 찾아온다.
클릭하는 손이 아픈 경우는 '방아쇠 수지'다. 방아쇠 수지는 손가락 내부에 손가락을 굽히는데 사용되는 굴곡건 조직에 염증이 생긴 질환이다. 손가락을 펼 때 저항감이 느껴진다. 게임을 하는 중이나 잠시 쉴 때보다 아침에 일어날 때 증상이 나타난다.
전문가는 휴식과 스트레칭을 강조한다. 임석민 안산 21세기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증상이 나타나면 휴식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시간 같은 자세에서 게임을 하기보다는 쉬는 시간을 두고 자주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대부분 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게임을 멈추고 스트레칭을 해주면 어느정도 완화된다. 계속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찾아가 의사와 상담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손목뿐 아니라 팔과 팔꿈치, 척추, 목에도 무리가 올 수 있다. 목은 디스크와 관련이 있을 수 있으므로 손끝, 발끝 저림이 있는 경우 의사를 찾아야 한다.
임석민 원장은 “장시간 게임 등 과사용으로 인한 질병은 완치가 없는 만성질환”이라며 “증상이 심해지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