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으로 대립하는 CJ ENM과 딜라이브 간 합의가 불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재가 불가피하게 됐다. 하지만, 양사는 과기정통부 중재 이전까지 협상을 지속할 방침이다.
양사는 프로그램 사용료 협상 시한인 31일에도 합의를 시도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여부, 인상폭, 산정 방식 등을 놓고 양사간 의견이 첨예하게 충돌했다.
CJ ENM은 프로그램 사용료 5년 동결을 근거로 전년 대비 10%대 인상, 사용료 정액 책정 등을 요구했다. 반면에 딜라이브는 매출 감소 등 상황을 고려해 사용료 동결, 매출과 연동한 정률제 유지 등으로 맞서는 상황이다.
양사 관계자는 “과기정통부 중재안이 도출되기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양사간 협상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CJ ENM과 딜라이브는 7월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을 놓고 격돌했다. CJ ENM은 사용료 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채널 송출 중단을 예고했고, 딜라이브는 블랙아웃을 포함한 CJ ENM과의 갈등을 외부에 공개하며 맞받았다.
양사는 블랙아웃 직전에 시청자 피해를 우려한 과기정통부 중재로 31일까지 협상 시한을 연장했다. 아울러 8월 31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과기정통부 중재안에 따르기로 했다.
복수 유료방송 관계자는 “'블랙아웃(송출 중단)은 안 된다'는 정부의 강경한 입장에 따라 협상을 계속했지만 상호 조건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정부 중재를 수용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딜라이브가 지적한 CJ ENM 오쇼핑부문 홈쇼핑 송출수수료 일방 삭감 문제는 별건으로 처리하는 데는 합의했다.
과기정통부 중재를 통해 양측 민사 소송이 진행되는 사안임을 고려, 법원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합의가 최종 불발될 것에 대비해 중재안 마련 방법 등을 고심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양사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는 방안,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청취한 뒤 결정하는 방안, 미디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외부 위원회에 중재를 맡기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CJ ENM과 딜라이브 간 합의가 불발될 경우 중재안을 마련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면서 “관련 공식 입장은 1일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재안 마련 과정 중에도 양사간 협상은 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