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내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예산을 올해보다 21% 증액했다. 소부장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핵심 연구개발(R&D)은 물론 현장 기술전문인력 양성, 해외 기술협력 예산 지원을 강화한다. 작년 7월 일본 수출규제 조치 이후 본격 추진된 소부장 경쟁력 강화 대책에 한층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산업부는 2021년 예산으로 올해보다 18% 증가한 11조1592억을 편성했다. 산업부는 △제조업 경쟁력 강화 △에너지전환 및 에너지 신산업 육성 △수출활력 회복과 투자유치 확대를 3대 기조로 중점 반영했다.
우선 소부장 예산을 올해보다 21% 늘어난 1조5585억원으로 편성했다. 지난 7월 발표한 '소부장 2.0' 등을 기반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적극 나설 방침이다. 정부 전체 소부장 예산은 올해 2조725억원에서 내년 2조5611억원으로 5000억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산업부는 대표적 R&D 사업인 소재부품산업기술개발사업 예산을 약 50% 늘릴 계획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인력 등을 활용한 현장 전문기술인력 양성과 해외 소부장 기업과 기술 협력 지원 등을 추진한다.
이른바 '빅3' 핵심 산업 지원 예산도 대폭 늘었다.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헬스 예산은 전년보다 각각 18%, 32% 증가했다. 미래자동차 예산은 23% 증액 편성됐다.
산업부는 “(국내 빅3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 예산을 증액했다”면서 “범부처가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력 산업 제조현장의 디지털 전환과 5G·인공지능(AI) 기반 융합서비스 개발을 위한 예산지원도 확대된다. 자율주행차, 자율운행선박, 첨단제조로봇 관련 예산이 증액됐다. 데이터 기반 제조공정 혁신을 위한 R&D 사업이 신설됐다. 최근 대표적 비대면 산업으로 떠오른 유통의 디지털화를 촉진하기 위한 사업도 마련한다. 국내 제조업 생산 거점인 산업단지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산업부는 에너지 부문 예산으로 4조8956억원을 책정했다. 올해 3조8571억원보다 26.9% 확대됐다. 이 가운데 에너지전환 정책 안착을 위한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은 1조6725억원 규모다. 태양광 설비 융자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금융지원이 크게 강화된다.
미래 먹거리인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액은 올해 1420억원에서 내년 2450억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수소 생산·유통·진흥·안전관리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예산 투자가 확대된다.
한국판 뉴딜 대표 과제인 지능형 스마트그리드 관련 예산도 늘렸다. 오는 2022년까지 추진하는 아파트 500만호 대상 지능형 전력계량기(AMI) 보급 예산을 기존 282억원에서 1586억원으로 확대했다. 신재생발전기의 전력 품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통합관제 시스템 구축 및 공공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구축 예산도 신규 편성했다.
산업부는 내년 수출 활성화를 위한 예산으로 1조4224억원을 투입한다. 올해 1조2136억원 대비 17.2%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미·중 무역분쟁 지속 등을 고려해 수출 활력 회복에 주력하는 한편 글로벌밸류체인(GVC) 재편 움직임에 대응해 투자유치 관련 지원에도 나선다.
산업부가 마련한 내년도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오는 12월 확정될 예정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