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게임 내수 점유율을 86%까지 끌어올렸다. 압도적인 점유율임에도 자국 문화 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빗장을 걸어 잠근 채 해외 공략을 가속한다. 중국게임사가 한국을 3대 수출국으로 삼고 매출을 올리는 동안 국내 게임사가 3년간 중국에 내놓은 신규 게임은 없다.
6일 중국국제엔터테인먼트산업대회(CDE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게임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은 1394억9300위안(약 24조2472억원)이다. 이중 중국 개발사가 개발한 중국산 게임은 1201억4000만위안이다. 자국 게임 매출 비중이 86%에 달한다.
자국 산업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무역장벽을 쌓고 시장 대부분을 장악했다. 목표는 이뤘지만 여전히 문호는 굳게 닫혀있다. 판호 총량은 2017년 9368건에 달했는데 2018년 2064건, 2019년 1570건, 올해 상반기 609건으로 급감했다. 이 중 외산 게임 판호 건수는 2017년 467건에서 2018년 55건, 2019년 185건, 올해 상반기 27건으로 3년새 95% 감소했다.
그러는 동안 중국 게임은 세계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중국산 게임 해외 매출은 2015년 53.1억달러(약 6조3242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작년 110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75.9억달러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단순 물량 공세뿐 아니라 '블랙미스: 오공'처럼 세계를 놀라게 한 게임도 개발 중이다.
중국산 게임의 주요 공략지는 미국, 일본, 한국이다. 한국은 전체 수출액의 9.9%를 차지한다. 세 번째로 큰 수출국가다. 그럼에도 한국 게임은 단 한 개의 신규게임도 수출하지 못했다. 그나마 출시가 예정됐던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은 중국 당국이 막아섰다. 미성년자 보호정책 시스템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출시를 잠정 연기했다. 추후 출시 일자도 잡지 못했다.
중국은 한국게임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유통으로 자금을 확보해 해외 대형 게임사를 인수하면서 경쟁력을 갖췄다. '판호'를 발급해 해외 게임 진입을 통제하는 동시에 사상 통제도 꾀했다. 그결과 2014년 한중 간 게임 수출액은 역전됐고 2017년에는 두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중국 정부의 규제와 급속 성장한 중국 게임사 탓에 한국 게임 산업은 중국 영향력이 떨어졌다.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 50개 게임 중 16개가 중국산이다. 모두 2017년 3월 사드배치 논란이 시작된 이후 한국에 수출돼 흥행 중이다. 중국게임은 작년에만 한국으로부터 16억5737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중국게임은 경쟁력 있는 게임도 존재하지만 시장 질서를 흐린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과장선정광고를 기본으로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미준수, 환불 먹튀 등 게임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자행한다. 최근에는 판호를 받아주겠다며 사기를 치는 판호브로커까지 활동하기도 한다.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국장은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한 국내 게임사의 직접 대응은 어렵다”며 “범정부 차원에서 중국 게임 시장 특수성을 고려해 판호 재개를 위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