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벤처업계 종사자 중심으로 손잡은 '규제개혁당'의 주요 인사들이 정당 대신 시민단체를 창립, 규제혁신 활동을 이어 가기로 했다. 정부 규제 대신 시장 기능을 강화하고, 시민 입장에서 규제를 해소해 성숙한 자치사회로 이행하자는 취지로 목소리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시민연대 '규제개혁당당하게'는 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구태언 한국공유경제협회 규제혁신위원장, 고경곤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장, 이언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AI) 헬스케어 플랫폼연구소장이 대표 활동가직을 맡았다. 법조인, 의료인, 기업인, 예술인을 비롯한 60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기술 및 규제 부문 자문을 전문가 자격으로 돕는 비공개 활동가도 20여명 확보했다.
구태언·고경곤 대표 활동가는 규제개혁당 창당준비위원회로 활동한 바 있다. 규제개혁당은 IT·벤처업계를 대변하는 국내 최초 정당이라는 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21대 국회 입성에는 실패했다. 지난 8월 법적 지위를 상실하면서 정당 활동은 공식 종료됐다. 다음 총선에서 재출범에 참여할 수는 있겠지만 '규제개혁당당하게' 조직은 순수 시민단체 성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고경곤 대표 활동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발기인대회, 명부 제출 등 정당법에 의한 시설 규제 문제로 창당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원내에서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저희 목소리를 대변하기로 하면서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고 본다”고 말했다.
규제개혁당당하게는 규제개혁 분석과 연구 활동을 통해 정부와 국회 규제입법 감시를 추진한다. 객관적인 연구자료와 공론장에서 의견을 적극 발표하기로 했다. 핵심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내놓고 의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규제개혁 공익소송, 성명 발표나 기고 등을 통한 활동도 추진한다.
산업 분야에서는 특히 원격의료·약품배달 등 의료 부문 규제 해소에 가장 초점을 맞춰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의료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판단에서다.
이언 대표 활동가는 “코로나로 인해 이미 상당 부분 원격의료가 진행된 상황이지만 현장에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 제기나 현행법과의 충돌이 있었다”면서 “현직 의사 입장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불합리한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생각이다. 의료계의 현안 중지를 모아 공통된 의견으로 숙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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