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열풍을 이어가자] 네이버웹툰, 글로벌 엔터산업 중심에 뛰어들다

네이버웹툰 사무실 전경 사진=네이버
네이버웹툰 사무실 전경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올해 중순부터 미국 중심의 거버넌스 개편을 진행 중이다. 지분구조를 재편해 미국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정점으로 글로벌 웹툰 사업을 펼친다. 만화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심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겠다는 야심이다.

네이버웹툰은 2004년 네이버 서비스로 시작해 네이버 첫 번째 사내기업(CIC)으로 성장했다. 네이버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네이버웹툰을 네이버 CIC 전략 '모범답안'으로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선도적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실제로 요일제 연재 방식, 도전만화-베스트도전 시스템, 미리보기 등을 도입하는 등 국내외에서 웹툰의 저변 확대에 앞장서 왔다.

네이버웹툰은 2013년 일본 '라인망가'를 시작으로 2014년 7월 영어와 대만어로 글로벌 웹툰 서비스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에 포문을 열었다.

이후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서비스를 연달아 출시하며 글로벌 웹툰 시장을 확장했다. 올해 8월 기준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67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다. 미국에서는 작년 4분기 1000만 MAU를 달성했다.

김신배 네이버웹툰 사업부 리더는 “국내에서 연재 작품에 대해서는 '미리보기', 완결 작품에 대해서는 '24시간 무료' 등 전략을 펼치는데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하게 연재 작품에 대해서는 '패스트패스', 완결 작품에 대해 '데일리패스'를 도입해 지속적인 웹툰 감상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서 활동하는 글로벌 아마추어 작가만 64만명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전역에서 창작자를 보유한 것을 강점으로 꼽는다. 네이버웹툰은 서비스 초기 시절부터 누구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도전만화' 시스템을 도입해 만화 콘텐츠와 창작자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왔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마음의 소리(조석)' '신의 탑(SIU)' '노블레스(손제호·이광수)' 등 국내외에서 널리 사랑받는 작가들이 등단했다.

네이버웹툰은 해외에서도 역시 동일한 시스템을 적용하여 해외 웹툰 작가를 발굴 중이다. 현재 네이버웹툰을 통해 창작 활동을 하는 세계 아마추어 작가는 64만명이 넘는다.

김 리더는 “미국 시장 진출 초기부터 아마추어 플랫폼 '캔버스'를 구축했다”면서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출판만화 창작자들이 캔버스에 대거 진입해 창작자와 작품 수가 모두 50% 가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창작자 대거 유입은 결제 전환율과 재방문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미국 월간 결제자 수는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유저 1인당 평균 지불액(ARPPU)은 50% 가까이 성장했다.

네이버웹툰은 미국을 거점으로 글로벌 웹툰 시장 저변 확대에 집중한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글로벌 인재들과 다양한 문화권 작품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 리더는 “마블, DC 등 만화 업체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실현할 뿐만 아니라 디즈니,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웹툰 지식재산권(IP) 비즈니스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를 통해 한국 웹툰 작품과 작가들도 세계 콘텐츠 허브인 미국을 거쳐 유럽과 남미 등 많은 언어권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A 코믹콘에서 네이버웹툰 작가 사인을 줄서서 기다리는 팬들 사진=네이버
L.A 코믹콘에서 네이버웹툰 작가 사인을 줄서서 기다리는 팬들 사진=네이버

◇ 기술로 창작욕 자극하고, IP 비즈니스로 가치 더한다.

네이버웹툰은 스마트툰, 컷툰, 효과툰, 인터랙션툰 등 계속해서 새로운 형식 연재방식을 제안해왔다. 새로운 기술과 형식이 창작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에 선보였던, 독자가 작품 내용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션툰 '마주쳤다(하일권)'는 웹툰업계에서는 물론,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으로 소프트웨어(SW) 엔지니어들에게도 화제가 됐다.

콘텐츠 불법 공유에 맞서 작가들의 권익을 지키고, 작가와 독자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기술도 연구 중이다.

웹툰에 심어진 사용자 식별 정보를 읽고 불법 이용자를 탐지하는 AI 기술 '툰레이더'는 웹툰 불법 복제와 유통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밑그림에서 펜선을 자동으로 생성해주고, 웹툰 장면을 알아서 채색하는 자동 펜선따기, 자동 채색 기술 등 작가의 창작을 도와주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경쟁력 높은 IP를 다수 확보한 것은 네이버웹툰이 가진 큰 자산이다. 네이버웹툰 '내 ID는 강남미인' '치즈인더트랩' '마음의 소리' '녹두전' 등은 드라마로 큰 사랑을 받았다.

네이버웹소설 원작 '구르미 그린 달빛' 또한 최고 시청률 23.3%(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최근 공개된 웹드라마 '연애혁명' 또한 원작 주 팬층이었던 10~20대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화제몰이 중이다.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도 영화로 제작돼 한국영화 흥행 역사를 다시 썼다. 2017년 12월에 개봉됐던 '신과 함께-죄와 벌'이 1441만명, 2018년 8월에 개봉됐던 '신과 함께-인과 연'은 1227만명 관객 수를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은 2018년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원작 웹툰이 성공적으로 영상화 되도록 지원하는 자회사 스튜디오N을 설립했다.

웹툰,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형태 콘텐츠를 계속 기획·제작한다.

스튜디오N을 통해 20개 이상 인기 웹툰·웹소설 타이틀 영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중 이미 공개한 '타인은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웹툰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로 호평받으며 종영했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에서도 IP 협업 중이다.

'여신강림'을 비롯해 '재혼황후' '유미의 세포들' 등도 드라마로 방영 예정이다. 넷플릭스와 협업해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등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해 세계 시장에 내놓는다.

또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기업 크런치롤과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들과 협업해 '신의 탑'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다. 각국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2차 영상 콘텐츠 사업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일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