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이 수직형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핵심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개발 기술은 전기자동차 주행거리 향상, 소형화에 핵심 역할을 한다.
ETRI는 GaN 단결정 기판을 이용, 800볼트(V)급 수직형 전력반도체 기술을 개발, 상용화 기틀을 마련했다고 6일 밝혔다.
전력반도체는 전기에너지를 변환·제어·처리·공급하는 반도체다. 전기로 작동하는 제품의 효율적인 전력 운용을 가능케 한다.
연구진이 개발한 수직형 전력반도체는 기존 수평형 대비 높은 항복전압(반도체 소재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전압)을 가진다. GaN 단결정 기판을 적용한 결과다.
GaN은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로 주목받는다. 열에 강하고 스위칭 속도가 빨라 별도 에너지 저장 공간이 필요 없다. 기존 실리콘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시스템 소형화도 가능하고 에너지 차이(밴드갭)도 3배 이상 뛰어나다. 여러모로 고전압에 유리하다.
ETRI가 이를 활용해 만든 기판은 기존 결함 문제에서 자유롭다. 기존에는 이종 기판을 활용해 결함이 생기고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다. 반면에 ETRI는 GaN 단결정 기판 위에 또다시 GaN 단결정 층(에피층)을 쌓고 최적화해 결함을 극복했다. 다년간 쌓은 노하우로 에피층 두께를 늘리면서 저항을 억제했다.
그동안 수직구조 전력반도체는 대부분 해외에서 들여왔다. 에피가 형성된 기판을 들여와 추가공정을 진행한 것이 90%가량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GaN 에피를 성장시키는 기술을 개발, 소재 해외 의존도와 원천기술 격차를 낮추는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적용해 전력 손실을 줄이고 변환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주행거리를 크게 늘릴 수 있다. 소형화에 따른 전기차 부피 감소도 기대된다.
관련 기술은 비투지에 이전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태양광 인버터, 전력 송배전망 등의 전력 변환효율 개선에 쓰일 전망이다.
이형석 ETRI 기술총괄은 “수직형 GaN 전력반도체는 소재가 가진 특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소형화까지 가능하다”며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자동차용 전력반도체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