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96억원을 투입해 보행로봇 제어 기술, 차세대 세포치료, 미각 정보처리 등 31개 미래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지원할 연구 과제를 6일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과제는 기초과학 분야 15개, 소재 분야 7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9개 등 총 31개로 연구비 396억3000만원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발표한 과제를 포함해 지금까지 기초과학 분야 216개, 소재 분야 206개, ICT 분야 212개 등 총 634개 과제에 8125억원 연구비를 지원했다.
이번에 선정된 과제를 보면 ICT 분야에서는 보행 로봇 제어 등 미래 핵심기술 연구 분야와 차세대 망막 질환 진단 장비 등 헬스케어 분야에서 총 9개 과제다.
황보제민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4족 보행 로봇이 스스로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4족 보행 로봇은 재해현장, 건설, 탐사 등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인간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철민 연세대 교수는 안구 질환을 높은 해상도로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주 교수는 높은 해상도의 편광 현미경과 영상 복원 알고리즘을 개발해 망막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를 3차원으로 영상화 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한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수리과학 5건, 생명과학 4건, 화학 4건, 물리학 2건 등 총 15개 과제가 선정됐다. 특히 생리·자연현상의 기초 원리를 규명하기 위해 기존 가설에 대한 새로운 해석 또는 방법론을 연구하는 과제가 다수 선정됐다.
최명환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사람이 음식물을 먹으면 어떻게 맛을 느끼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최 교수는 혀에서 미각에 대한 정보처리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이론을 제안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종철 포스텍 화학과 교수는 나노미터 크기의 용액 방울 안에서 일어나는 분자의 움직임을 직접 관찰할 예정이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화학 반응들의 모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 분야에서는 세포치료법과 같은 의학 관련 분야 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을 이용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지 등 주력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총 7개 과제를 지원한다.
이지민 강원대 분자생명과학과 교수는 유전자의 이상 변화를 인지하는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차세대 세포치료법 기술 개발에 나선다. 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기존 세포치료법 부작용으로 꼽혔던 암 발생 가능성 증가와 외래 유전자 도입에 따른 안전성 문제들을 최소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효빈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는 강유전체의 특성을 지배하는 인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구동 중인 반도체 소자 내에서 강유전체의 전기·구조적 모델을 제시해, 반도체 집적도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우리나라 미래를 책임질 과학기술 연구 분야 육성·지원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2013년부터 1조5000억원을 출연해 시행하는 연구 지원 공익사업이다. 매년 상·하반기에 각각 기초과학, 소재, ICT 분야에서 지원할 과제를 선정하고, 1년에 한 번 실시하는 '지정테마 과제 공모'를 통해 국가적으로 필요한 미래기술 분야를 지정해 해당 연구를 지원한다.
또 연구 책임자가 연구 성과와 주요 이슈를 설명하고, 참석 연구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애뉴얼 포럼', 연구 성과의 산업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R&D 교류회, 고품질의 IP 출원을 지원하는 IP멘토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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