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혁신펀드' 사업이 위탁운용사 자금결성 지연으로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펀드 결성이 여러 변수로 늦어지면서 자금 유치를 통해 수출 판로 개척과 사업 확장을 기대한 수많은 핀테크 기업도 자금 수혈에 애로를 겪고 있다. 펀드 위탁 운용사 한 곳은 민간 유한책임조합원(LP) 자금 결성이 지속 연기되면서 다음 달에 펀드 결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금융혁신사업자 육성을 위해 정부와 민간이 매칭 방식으로 올해부터 오는 2023년까지 4년 동안 3000억원을 투입하는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권과 금융기관이 참여해 만든 핀테크혁신펀드가 민간출자자 매칭 등에 난항을 겪으면서 투자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수 핀테크 기업이 자금난을 호소하거나 투자 가이드라인을 바꿔 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핀테크혁신펀드는 창업 초기부터 스케일업까지 성장단계별 맞춤형으로 투자가 이뤄진다. 자금 집행을 위해 한국성장금융이 한국투자파트너스와 KB인베트스먼트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고 225억원씩 자금을 결성, 올 3분기에 약 480억원 이상 자금 운용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이들 운용사의 자금 결성이 연기되면서 펀드 운용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위탁운용사 한 곳은 지난 7월에야 펀드를 결성했고, 다른 한 곳은 아직까지 자금 결성을 하지 못한 상황이다. 11월 중순께나 자금 결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간투자자를 찾지 못해 펀드 결성 자체가 지속 미뤄진 탓이다.
이로 인해 펀드운영계획서 투자리스트에 포함된 일부 핀테크 기업은 자금난을 호소하며 정부의 조속한 자금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 핀테크 기업 대표는 “핀테크혁신펀드 투자를 받기 위해 상반기부터 기업설명회(IR) 등을 다수 진행했지만 투자 시점이 연기되면서 내부 자금 계획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다른 투자 기회까지 거절하면서 핀테크혁신펀드 투자만을 기다렸는데 자금운용사 투자 개시 시점이 연기됐다.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대표는 “업계에서 실제 혁신금융사업자 가운데 투자를 받은 곳이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민간 자금을 유입하지 못해 펀드 결성 자체가 연기된 사안인 만큼 민간 LP자금이 매칭되기 이전에라도 자금 집행이 될 수 있도록 탄력 운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위탁운용사 관계자는 “목표한 자금 모집은 완료했다. 펀드 결성은 11월 초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민간 자금 모집에 다소 난항이 있었지만 조속히 자금 집행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성장금융은 현재까지 직접투자 대상으로 총 68개 기업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고, 이 가운데 8개 기업에 투자가 집행됐다고 밝혔다. 민간운용사 자금 결성이 일부 늦어진 건 맞지만 자금집행 자체가 부실화했다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기관 관계자는 “위탁운용사 한 곳의 경우 당초 9월 결성이 목적이었고, 모집은 완료됐지만 펀드 증액을 목표로 하고 있어 결성 시한을 2개월 연장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펀드 결성 이전에도 투자 대상 기업은 다수 리스트업 작업이 이뤄졌기 때문에 결성과 동시에 투자 집행이 가능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도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위탁운용사 자금 결성이 일부 늦춰지긴 했지만 올해 말부터 자금 집행이 본격화하길 희망하고 있다. 11월 중 최소 결성 금액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자금 집행이 예정돼 있어 업계 자금난에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