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작동하는 기존 양자프로세서를 상온 작동하도록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실리콘과 질화규소(Si₃N₄)를 이용해 양자 인터넷 구현에 필요한 광원소자·광집적회로를 개발하고, 게이트 기반 양자 컴퓨터 필수 요소인 '양자 게이트(CNOT)'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양자 인터넷은 광자의 양자 중첩, 양자 얽힘과 같은 현상을 활용해 양자 데이터를 전달하는 기술이다. 이온 포획, 초전도체, 양자 광학 등 방식으로 구현한다. 다만 이온 포획과 초전도체 방식은 영하 272.9도 극저온에서 원활하게 작동한다. 또 자기장이나 전류 등 외부 영향도 최소화 해야 한다.
연구진은 상온에서 작동하고 작게 집적할 수 있는 양자 광학 방식을 택했다. 이번 성과는 국내에서 광집적회로 양자 게이트 기술을 처음으로 구현한 사례다. 양자 정보는 0이나 1 상태가 확정되지 않은 '큐비트(Quantum-bit)'를 CNOT 등 양자 게이트를 활용해 계산한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양자광원 소자를 개발했다. 이 소자는 광자 두 개가 양자 얽힘 상태로 존재하는 '광자 쌍'을 만든다. 광자 '레이저 총'을 개발한 셈이다.
양자광원 소자는 얽힘 상태에 있는 광자 쌍을 1대 700 비율로 생성할 수 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이다.
연구팀은 아울러 광 전송손실 특성이 좋은 실리콘과 질화규소로 빛이 지나가는 길인 '광도파로'를 만들고 광집적회로를 구현했다. 소자에서 만든 단일 광자쌍을 이 회로에 입력하면 양자 간섭 현상을 통해 광자의 양자 상태를 제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CNOT 양자 게이트 구현이 가능하다. 질화규소 광도파로를 활용한 광집적회로로 CNOT 양자 게이트를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 사례다. 작동 결과 연산 결과값 신뢰도는 최대 81%였다. 향후 99% 이상 달성이 목표다.
주정진 ETRI 양자광학연구실장은 “양자 인터넷 핵심기술 개발 및 산업화에 국내 반도체 산업의 강점을 활용, 우리나라가 미래 인터넷 강국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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