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가 한 달 남짓 남은 가운데 여야가 중점 법안 연내 처리를 놓고 '입법전쟁'에 돌입한다. 기업과 투자자 사이에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경제3법'을 비롯해 부동산 규제, 정치개혁 관련 법 등에서 치열한 공방을 예고했다.
국회는 지난달 국정감사에 이어 2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청회를 시작으로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이와 함께 주요 법안을 논의한 뒤 12월 9일 정기국회 기간이 끝나기 직전 본회의를 열어 법안 처리를 추진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경제·개혁 입법' 기조 법안 통과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은 정기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를 출범시키고 경제3법과 한국판 뉴딜 사업을 뒷받침할 지원 입법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개혁법과 경제3법 처리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30일 공수처 초대 처장을 뽑는 절차가 시작되면서 후보 추천위가 첫 회의가 열렸다.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을 위원장으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7명은 9일까지 각 5명 이내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한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 국민의힘이 추천한 임정혁·이헌 변호사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13일 회의를 다시 열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달 안에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한다며 추천위 활동이 신속히 진행되는지 지켜보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세부 규정을 정하는 과정부터 여당을 견제한다는 입장이다.
경제계가 과도한 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도 정기국회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정부 원안을 유지하면서 일부 보완장치를 마련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경제3법에 찬성을 보였다. 다만 이 법과 관련해 노동관계법을 함께 연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여야의 의견이 갈렸다.
민주당은 한국판 뉴딜 지원을 위해 바이오헬스 산업을 비롯한 코로나 시대 이후 신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나 지원 관련 법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여당은 5·18 진상규명 특별법 및 역사왜곡 처벌법 역시 당론으로 추진하고 정기국회 내 처리키로 했다. 역사왜곡 처벌법은 민주화 운동을 비방·왜곡·날조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벌금 또는 징역형에 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진상규명 특별법은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강제조사권을 부여해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또 코로나19로 물류량이 늘어난 택배노동자를 위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배달업 종사자 등 필수노동자 지원을 위한 고용보험법· 돌봄노동자를 위한 돌봄 관련법 등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라임·옵티머스 사건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며 대여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라임·옵티머스 특검 관철을 위한 릴레이 규탄 시위도 시작했다. 야당은 공수처 출범에 일부 협조하면서 라임·옵티머스 특검을 동시에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특검 대신 공수처부터 설립하자고 주장하면서 여야 입장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부동산 관련법을 중점 추진 법안으로 선정했다. 주택 양도세를 한시적으로 대폭 경감하거나 중과세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를 담은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주택 거래 시 취득세율을 인하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 등을 중점 추진법안으로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556조원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도 화력을 집중한다. 국가채무 증가로 재정을 악화할 것이라면서 내년 예산안에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이 핵심 사업으로 내세운 한국판 뉴딜에 관해서도 대폭 삭감을 추진한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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