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은 나노바이오센서팀과 반도체측정장비팀이 세계 최고 수준인 펨토 몰(1000조 분의 1 몰) 수준으로 실시간 측정이 가능한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이 장비는 조기진단이 필요한 급성심근경색증, 치매, 각종 감염병 진단에 활용 가능하다.
몰(mol)은 물질량 국제단위계(SI) 단위다. 구성요소 수를 나타낸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복잡한 과정 없이 쉽고 간단하게 실시간으로 혈액과 체액 내 특정 물질을 측정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2016년도 개발한 기술을 고도화한 것으로, 기존 장비보다 450배 이상 측정 민감도를 갖는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별도 신호증폭과정과 세척과정 없이 광학적으로 신호를 증폭시킨다. 분석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긴 기존 방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빛을 특정한 각도로 실리콘 표면에 반사해 특정 물질의 변화 과정을 민감하게 측정한다.
연구팀은 빛의 산란으로 생기는 방해 신호를 최소화하기 위해 '타원계측장치'를 독립형으로 구축했다. 구축 장치는 분석용액이나 주변 환경 온도 차에 의한 굴절률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직 항원-항체 반응에 의한 실리콘 센서칩 표면 두께 변화만 측정하도록 설계돼 있다. 더욱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다.
급성심근경색 조기진단에 활용 가능하다. '트로포닌'이라는 물질을 빠르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트로포닌은 혈액 내 농도가 피코 몰(1조 분의 1 몰) 이하 극미량이다.
치매 조기진단에도 활용할 수 있다. 치매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단백질의 펨토 몰 수준 농도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면 조기진단도 가능하다.
조현모 책임연구원은 “극미량의 세밀한 농도변화까지 측정할 수 있는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혈액만으로 치매 조기진단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