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제로페이 일괄관리 전환하면 2% 이상 수수료 절감

지역상품권 수수료와 원가 절감 구조를 분석한 결과 지자체와 민간 회사가 발행하는 상품권 대비 제로페이 연동 시 약 2%에 가까운 수수료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상품권은 지류, 카드, 모바일로 발급한다. 유통 관리비(수수료 포함)는 지류가 약 3.8%, 카드형 2.1%로 확인됐다. 반면에 모바일 상품권으로 전환, 제로페이와 연동하면 1.5%의 수수료를 내면 된다.

제로페이 상품권은 소상공인, 일반 구분없이 모든 가맹점 수수료가 0%다. 예를 들면 카드 상품권 운영사인 A사를 이용할 경우 유통관리비 2.1%, 가맹점 수수료 1.4%를 낸다. 제로페이를 이용하면 유통관리비 1.5% 정도가 든다. 수수료는 0원이다.

발행 지자체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나쁘지 않는 경제적 이익이 환원된다.

또 개당 1만원이 드는 QR키트가 무상(국비) 제공된다. 가맹점 입장에서 결제 도구에 드는 비용이 일절 없다는 것이다. 지자체는 상품권 소비 촉진을 위해 별도로 가맹점을 모집, 관리할 필요가 사라진다. 이미 전국 70만개에 육박하는 가맹점을 확보한 제로페이 채널을 활용해 가맹점 위탁관리와 마케팅, 적립 관련 홍보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산하에 협력 채널을 구축한 다수의 밴, 밴 대리점과 유기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 있다.

언택트 기반 소비 활용 촉진에도 제로페이 플랫폼은 강점을 지닌다. 코로나19 여파가 둔화되면 역외 소비는 물론 해외 직구 등 온라인 기반 거래는 지속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제로페이 운영사인 간편결제진흥원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텐센트와 QR연동에 합의했다. 해외 간편결제 연동이 가능하고 해외 결제 인프라 역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소비할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결제 도구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지자체별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각종 파격 할인 혜택도 하나의 플랫폼으로 집적해 제공 가능하다. 농·수·축산물이나 여행, 전통시장 특산품 등 할인 쿠폰을 적시에 제로페이를 통해 제공하는 '오퍼 마케팅'이 가능하다. 프랜차이즈 자체 프로모션도 소비자에게 포인트 적립이나 캐시백으로 전환하거나 공동구매 형태 마케팅 추진도 할 수 있다.

물론 제로페이 채널의 고도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가맹점 수나 결제금액 기준으로 전체 지역상품권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가 협의를 거쳐 일관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중장기로 제로페이 결제 플랫폼을 소상공인 상생 허브로 활용하고 이 안에 집적되는 다양한 빅데이터 등을 수집·가공해 차별화 킬러 서비스를 발굴해야 한다.

그간 제로페이는 정쟁 수단으로 평가절하된 면이 있다. 하지만 이미 보유한 인프라 강점을 십분 살려 지역상품권을 소비의 한 축으로, 또 한국 경제를 끌어올리는 디딤돌로 활용해야 할 시기다. 국회와 지자체, 각 정부부처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