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투표 해킹방지 SW, 다음 선거에 도입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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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미국 대통령 선거에는 투표 해킹방지 소프트웨어가 적용될 전망이다. 올해는 대법관 예비선거(프라이머리) 과정에만 도입됐지만 시범적용을 마친 만큼 다음 대선에서는 공식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해 미 대선 적용을 목표로 투표 해킹방지 소프트웨어(SW) '일렉션가드'를 개발했다. 당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일렉션가드는 선거 해킹을 막는 프로그램”이라면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세계 선거 인프라를 현대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일렉션가드는 지난 2월 미국 위스콘신 주 풀턴 시 대법관 예비선거에 처음 시범 적용됐다. 기존 종이 투표와 병행해 시행됐다. MS 측은 “미국 전역에 일렉션가드를 폭넓게 도입하기 위한 사전 단계”라고 설명했다.

일렉션가드는 지난 대선 경험이 바탕이 돼 만들어졌다. 미국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해커에 의해 유권자 등록 데이터베이스(DB)가 침해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투표 조작 논란이 일었다. 투표 조작 시도가 성공하진 않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선거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흔들렸다.

일렉션가드를 활용하면 선거 결과가 정확한지, 투표 과정에서 변경이나 조작은 없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종이 투표 대신 디지털 태블릿을 활용한다. 투표가 끝나면 정보는 메모리칩이 탑재된 플라스틱 카드에 담겨 카드 리더기에 삽입된다. 이후 컴퓨터가 각 투표를 저장하며 종이 사본으로도 출력한다.

모든 투표에는 동형암호가 적용되며 각 유권자는 자신의 표가 정확하게 기록됐는지, 최종 집계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투표 과정을 양방향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중복 처리 확인을 위한 추적기가 포함된다.

일렉션가드는 오픈소스 SW로 개발됐기 때문에 미국 전 지역에서 쉽게 도입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미국은 선거 관할별로 각기 다른 투표 시스템을 쓰며 이마저도 노후화해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MS 측은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나 일렉션가드를 활용해 투표 검증 도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MS는 2024년 대선에 일렉션가드를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비영리 목적으로 개발한 만큼 일렉션가드 공급에 따른 별도 수익은 내지 않는다.

한편, MS는 미국 대선 해킹 방지를 위해 미국 사이버사령부와 손잡고 '트릭봇' 서버를 폐쇄하기도 했다. 트릭봇은 랜섬웨어 공격을 펼치며 이번 대선에 공격을 집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로 미국 조지아 주 게인즈빌은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대선 직전 유권자 인증 시스템이 암호화되는 사고를 겪었다. 조지아 주는 대선 후보 간 경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 평가됐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