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기반무선통신(SDR)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5세대(5G) 뉴라디오(NR) 차량·사물통신(V2X) 사이드링크 시연이 이뤄졌다. 이동통신 기반-차량·사물통신(C-V2X) 표준이 확정된 지 5개월 만으로 세계 최초다. 새 표준 기반 상용 칩셋 출시에 앞서 C-V2X 실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에티포스는 4일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에서 SDR 기반 5G NR V2X 사이드링크 모뎀 솔루션 시연회를 개최했다.
지난 7월 확정된 최신 C-V2X 표준인 '3GPP 릴리즈 16' 사이드링크 기능을 5개월만에 구현한 것이다. 5G NR V2X 사이드링크 모뎀은 기존 하드웨어방식이 아닌 SDR 플랫폼 기반이다.
에티포스는 소프트웨어방식으로 5G NR V2X 사이드링크 모뎀과 미디어접근제어(MAC)을 구현했다. 퀄컴 등이 출시하는 상용 칩셋에 의존하지 않고 5G NR V2X 사이드링크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에티포스는 5G NR V2X 주요 사용 시나리오인 '센서공유'를 통해 40MHz 대역에서 FHD 대용량 동영상을 전송했다. 또 가변 뉴머롤로지 기술을 활용해 시간 지연을 4ms 이하로 제한하는 '초저지연'을 선보였다.
에티포스 관계자는 “2021년 하반기에나 가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퀄컴 칩셋 기반의 5G V2X 모듈 출시를 기다리지 않고 5G NR V2X 사이드링크 기능을 활용한 다양한 실증을 수행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에티포스는 이날 선보인 데모 플랫폼을 개선해 국내 연구기관, 통신사 및 V2X 장비업체가 실증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내년 1분기안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 FCC는 지난 20년간 고수해온 웨이브 방식 대신 C-V2X 방식을 V2X 표준으로 정하는 5.9GHz 대역 주파수 재할당안 채택을 예고했다.
WAVE 방식을 기반으로 C-ITS 사업을 전개하는 우리나라 등 세계 각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업계를 중심으로 C-V2X 방식 도입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WAVE 방식에 비해 국내에서 실시한 실증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에티포스가 시연한 5G NR V2X 솔루션은 C-V2X 방식 최신 기술에 해당한다.
'3GPP 릴리즈 16' 기반 상용 칩셋 출시에 앞서 C-V2X 실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에티포스는 WAVE 방식과 C-V2X 방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는 싱가포르 실증 사업에 참여한데 이어 SDR 기반 5G NR V2X 사이드링크 모뎀 시연에 성공하면서 V2X 장비업체들과의 협력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시연회에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등 자율주행 관련 연구기관, 라닉스 등 통신 관련 팹리스 업체, LG이노텍 등 전장업체 등이 참석했다.
임용제 에티포스 대표는 “이번 시연은 최신 통신표준을 SDR 기반으로 해외 칩셋 솔루션에 비해 1년 가량 앞서 5G NR V2X 솔루션을 선보인 것”이라면서 “WAVE, C-V2X 통신기술 자체의 우열을 따지기 보다 한국 도로환경에서 운전·보행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최적 사용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실증데이터를 축적하게 된 것에 의미를 둔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기관, 모듈업체 및 V2X장비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선도적으로 5G NR V2X 실증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면 한국이 세계 V2X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티포스는 임 대표가 미국 산호세에 설립한 V2X 통신기술 스타트업이다. 2018년에는 한국 R&D 센터를 개설하고 NTU 등 해외 연구기관, ETRI, TTA 등 연구기관 및 대학 연구실에 다양한 WAVE 및 C-V2X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