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투싼'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과감하고 세련된 디자인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모델의 뛰어난 연비 덕분이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커지면서 실내 공간도 늘어나 2열 탑승뿐 아니라 차박에서도 만족스러움을 선사한다.
투싼은 현대차가 2004년 출시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다. 베뉴, 코나보다 윗급이고 싼타페, 팰리세이드보다 아랫급이다. 디 올 뉴 투싼은 현대차가 5년 만에 선보인 4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사전 예약 첫날에만 1만대 이상 팔린 인기 차량이다. 판매량의 30%가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알려졌다.
시승차는 '가솔린 1.6 터브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스퍼레이션 트림 풀옵션 차량으로 3796만원이다. 외장 컬러는 새롭게 추가된 '크림슨 레드'로 세련된 빨간색이었다. 기흥IC 인근에서 출발해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까지 왕복 80㎞를 달렸다.
출발 전 외관 디자인은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3세대와 달리 둥글다는 느낌은 찾을 수 없다. 더 날렵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마치 슈트를 입은 듯한 모습이다.
넓어진 전면 그릴이 가장 눈에 띈다.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이라 이름 붙여진 그릴은 디자인뿐 아니라 헤드램프가 숨겨져 있다. 시동은 끈 상태에선 그릴과 한 몸이 된 듯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화려함이 지나치다는 평도 있으나 차체가 더 커 보이는 효과가 있어 만족감이 있었다.
측면은 날렵한 캐릭터 라인과 펜더의 볼륨이 우람한 근육의 실루엣을 만들어줬다. 후면부 디자인도 날카로움이 더해졌다. 리어램프는 기존 둥근 디자인에서 맹수의 이빨 모양을 한 형상으로 바뀌었다.
하이브리드 차량이지만 연비뿐 아니라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1.6ℓ 가솔린, 2.0 디젤 모델보다 출력이 좋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m인 1.6ℓ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44.2㎾, 264Nm)가 더해져 시스템 최고출력이 230마력에 달한다.
전기모터로 출발하나 속력이 높이면 엔진이 따라 붙는다. 엔진이 붙을 때 소리로 느껴질 뿐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출력이 높은 만큼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짧은 시간 내 원하는 속도까지 무리없이 도달한다.
하이브리드 차량 특유의 정숙성도 갖췄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지 않을 땐 엔진을 끄고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한다. 엔진이 꺼진 건 체감하기 힘들 정도다. 계기판에 'EV' 표시로 확인이 가능하다.
연비는 주행 중 최고 25.7㎞/ℓ를 기록했고 23.2㎞/ℓ로 주행을 마쳤다. 고속도로였지만 정체 구간이 있는 환경에서 주행했다. 도심 주행에선 이보다 낮겠지만 공인연비(16.2㎞/ℓ) 수준의 연비를 기록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체 시 주행 피로감을 낮추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기능은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앞차와 거리를 계산해 속력을 조절할 뿐 아니라 끼어드는 차량도 잘 감지해 충돌하지 않도록 했다.
다만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없는 건 아쉬웠다. 아랫급인 '코나'의 N라인에서 컴바이너 타입의 HUD를 본 영향이다. 향후 투싼 N라인에서 HUD를 지원하길 기대해본다.
실내는 10.25인치 개방형 계기판과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위치한다. 계기판은 좀 더 컸으면 좋았을 듯했다. 센터패시아는 풀 터치 방식이라 디자인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주행 중 조작하려면 버튼 방식보다는 불편하다.
공간 활용성은 높다. 현대차는 디 올 뉴 투싼에 3세대 신규 플랫폼을 적용했다. 전장은 150㎜, 휠베이스는 85㎜ 늘었다. 이로 인해 2열 무릎 공간이 80㎜ 추가 확보됐다. 2열 아래 배터리가 위치하지만 헤드룸이 좁진 않다. 2열 시트를 뒤로 눕히면 성인 남성이라도 편히 잠들 수 있는 공간과 등받이 각도가 마련된다.
차박을 위한 넉넉한 공간도 보장한다. 성인 174㎝ 기준으로는 트렁크 문을 닫고도 발을 뻗고 편히 눕을 수 있다. 2열을 접으면 트렁크 공간과는 약간 경사가 있으나 크게 불편하진 않은 정도다. 밤하늘 별을 보려면 파노라마 선루프는 필수 옵션이다.
트렁크 공간은 높낮이 2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트렁크 공간은 622ℓ이며 2열을 접으면 1095ℓ로 늘어난다. 캠핑 및 레저 활동을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하이브리드 모델 트림별 가격은 △모던 2857만원 △프리미엄 3073만원 △익스퍼레이션 3467만원이다. 가솔린 모델은 2435~3155만원, 디젤 모델은 2626만~3346만원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