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이해 관계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규제가 결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규제를 통해 의도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사전에 충분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디어크 루카트 주한 유럽상공회의소(ECCK) 회장은 한국 시장에 유럽 기업을 포함한 외국인 투자기업이 활동하기에 어려운 규제가 존재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루카트 회장은 유럽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담은 백서를 한국 정부에 전달하며, 이런 건의사항이 받아들여지면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한유럽상의는 10일 한국 규제환경에 대한 유럽계 기업들의 건의사항을 담은 '2020년도 ECCK 백서 발간'에 맞춰 온라인 영상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루카트 회장은 한국 정부가 외국 기업 활동을 지원하는 것에 고마움을 표시하면서도 여전히 개선해야 할 규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루카트 회장은 “올해 많은 기업이 (코로나19로 인해) 격동을 겪었다”면서 “위기를 극복할 힘은 공정성과 윈윈 협력에서 비롯되는데,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발간한 백서는 한국 정부에 전달하는 기업환경 개선을 위한 유럽 업계의 소망을 반영한 건의사항”이라며 “이러한 권고안이 실행되면 모든 외국 투자자를 비롯해 한국 사회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국내 규제 환경을 개선하면 외국 기업 투자가 활발해져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미다.
루카트 회장은 “장기 투자를 지속하려면 정부가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기업 환경은 다국적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무엇보다 한국 경제에 기여하며 일자리 창출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는 GSK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네슬레 코리아 등 분야별 유럽 기업 CEO와 임원이 참석해 코로나19로 인해 유럽 기업들이 맞닥뜨린 경제적 도전과 기회에 대해 논의하고, 한국 정부에 전달하는 규제 애로사항을 발표했다. 이날 발간 백서에는 헬스케어, 자동차, 환경, 화학, 식품 등 총 20개 산업별 분야 규제 관련 이슈 및 정부 건의사항 145개가 담겼다. 여기에 담긴 내용은 유럽상의 회원사 200여명의 전문가 의견을 반영했다.
루카트 회장은 “올해는 한-EU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인 동시에 한-EU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서명 10년을 맞이하는 해이기에 더욱 뜻깊다”면서 “올해 한-EU 정상회담에서 발표된 바와 같이 기후변화와 디지털 경제 협력을 비롯한 양측의 공동 의제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백서에 담은 '혁신' 의제가 잘 실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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