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식 등록한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의 수가 300개사를 넘었다. 2017년 첫 액셀러레이터 등록 이후 4년만이다. 액셀러레이터가 발굴한 기업 1700여개사 가운데 400여개사는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도입 4년만에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수한 사례도 등장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0일 유한회사 케이아이엠씨가 300번째 창업기획자로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2017년 아이빌트가 첫 액셀러레이터로 등록한 이후 매년 등록이 급증하고 있다.
제도 시행 첫 해인 2017년 56건, 2018·2019년에는 각각 81건이 신규 등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82개사가 신규 등록을 마쳤다. 겸영 창업투자회사들이 일부 창업기획자를 반납해 290개 액셀러레이터가 현재 활동하고 있다.
등록 액셀러레이터 가운데 약 60% 가량이 현재 창업생태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는 지난 4년여간 총 1703개사에 2253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 당 약 1억3000만원 안팎을 투자한 셈이다.
액셀러레이터의 투자 규모는 최근 들어 점차 커지고 있다. 액셀러레이터를 통해 개인투자조합에 출자하는 법인 등이 증가하고 있서다. 개인투자조합은 개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투자 기구다. 기업당 투자 금액은 1억2200만원 안팎에서 올해 8월 기준으로 1억4100만원으로 늘었다.
특히 액셀러레이터의 발굴을 거친 스타트업의 추가 투자 유치 성과가 돋보인다. 액셀러레이터가 투자한 기업 가운데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한 사례는 총 403건에 이른다. 전체 투자 기업 수의 20%가 넘는 규모다. 같은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 유치 등을 고려하더라도 높은 수준이다.
매쉬업엔젤스가 2017년말 1억원을 투자한 팜스킨은 최근 8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액셀러레이터 슈미트가 2018년 1억원, 지난해 4억원을 투자한 넥스트젠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7월 200억원 규모 후속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인수합병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지난해 발굴한 인공지능(AI) 기반 피부암 진단·치료기술 보유 기업 스페클립스는 지난해 11월 셀리턴에 400억원에 인수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 매쉬업엔젤스의 경우 투자 스타트업 가운데 72%가 후속투자를 유치하거나 M&A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회수 기업의 누적 가치는 6000억원 안팎으로 집계된다. 스파크랩 역시 회사의 육성 프로그램 이후 후속투자를 받은 비중이 70%에 이른다. 합산해 총 6000억원 상당의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업가치 역시 2조원 안팎에 이른다.
중기부 관계자는 “전체 후속 투자 규모는 응답을 하지 않은 기업이 많아 전부 집계할 수 없었지만 다양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추후 실태조사 등을 거쳐 성공 사례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