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마이크론 176단 성공, 국내 반도체 위기감…승자독식 강화될 것"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삼성전자 출신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미국 마이크론의 '176단'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개에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고 16일 일침했다.

양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마이크론 발표와 관련해 “기술 격차 3년이었던 마이크론이 단숨에 반년이라는 턱밑까지 쫓아온 원동력은 바로 연구개발(R&D)에 있다”며 “마이크론이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다를 인수하면서 우수한 R&D 인력을 대거 흡수해 기술력이 대폭 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양 최고위원은 “또 다른 배경으로 미국 정부의 지원을 꼽는 전문가도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반도체 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시장 덩치에 걸맞게 미국 정부에서 자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지원도 대폭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는 점점 기술패권의 시대로 가고 있다. 기술패권 시대는 승자만이 시장을 독식하게 된다”며 “그러나 끊임없이 변하는 기술 환경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 지금은 국내 반도체 업계가 세계 최고지만 내일이면 후발주자들에게 자리를 내줘야 할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양 최고위원은 “반도체는 우리가 최고니까 안심해도 되는 시대가 결코 아니다”라며 “기술패권 다툼에서 패자가 되면 '엘피다'처럼 우리 기업, 우리 기술 모두 외국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방도가 없다. 기술력은 결국 사람의 문제”라며 “R&D 인재육성에 과감히 집중 투자해야 우리가 가진 몇 안 되는 기술패권이라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판 뉴딜사업에도 우리의 기술패권을 지키려는 치열한 각오와 비장함이 담겨있어야 한다”며 “기술패권이 흔들리는 위기감이 커지는 이 시점에서 산업재편, 기술인재 육성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최고위원은 정부조직 개편 필요성도 강조했다. 산업, 기술, 교육, 시장을 함께 바라봐야 한다면서 '산업기술 부총리'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산업기술 부총리가 탄생한다면 기술패권 다툼에서 우리나라가 승기를 잡는데 큰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산업구조 재편을 효율적으로 이끌고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뉴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산업기술 부총리'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양 최고위원은 전날 한국판 뉴딜과 4차 산업혁명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산업기술부총리로 격상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경제부총리, 교육부총리와 함께 산업기술부총리의 3부총리 체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