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개인정보 도용 범죄를 탐지한다. 이용자가 인지하기 전 개인정보 도용범죄를 탐지해 피해를 막는 개념이다. 건전한 게임문화조성과 이용자 보호에 일조할 전망이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AI 기술이 기반이다. 인텔리전스랩스는 빅데이터, 딥러닝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넥슨 조직이다.
인텔리전스랩스는 AI기반 데이터분석을 비롯해 위험도관리(RM)규칙 강화, 자체 개발 보안 솔루션 '플랫폼쉴드', 24시간 자동화 모니터링 등 온라인 범죄 탐지 기술로 이용자가 인지하기 전 도용범죄를 선제 탐지한다.
PC 온라인 게임은 본인인증을 하게 돼 있어 모바일 게임보다 개인정보 도용 결제 범죄 안전장치가 촘촘한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범죄행태가 고도화, 기업화되며 상황이 바뀌었다.
해킹, 피싱을 통해 아이디나 패스워드를 가로채는 방식에서 개인정보를 도용해 단말기를 불법으로 개통하는 방식으로 변화했다. 데이터상으로는 개인정보 주인이 직접 결제한 것이기에 감지가 어렵다. 피해가 발생해도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디서 도용이 됐는지 파악하기조차 쉽지 않다. 구제와 신고가 늦어진다.
인텔리전스랩스 AI는 결제가 이뤄진 IP와 게임접속 IP가 다른 경우, 명의가 다른 경우, 인게임에 들어오자마자 결제를 하는 패턴 등을 비정상으로 정의한다. AI가 유효하지 않은 행위를 했을 때 탐지해서 의심 대상 플래그를 찍는다. 플레이를 추적하며 현금화, 선물화를 막는다. 이외 수많은 패턴을 학습했다.
패턴이 발견되면 피해 의심자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동시에 아이디 이용 제한과 범죄자 검거를 위해 수사기관과 긴밀히 협조한다.
인텔리전스랩스는 이 과정에서 감지한 데이터 실효성을 확인할 수 있다. 피드백을 머신러닝에 반영해 감지 기술을 고도화한다. 도용 범죄 감지율 지속 높아지게 된다.
인텔리전스는 9월부터 넥슨 온라인 게임에 AI를 시범 적용했다. 결제 도용범죄가 세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줄었다. 이전 대비 월평균 피해 건수 93%, 피해 금액 96% 감소 성과를 달성했다.
개인정보 도용 경로를 새롭게 파악하기도 했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개통한 노부부 개인정보를 빼돌려 핸드폰을 개통한 뒤 결제 범죄를 행했다. 유심칩을 복사해 복사폰을 만들었다. 피해금액은 1000만원에 달했다. 피해 노부부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넥슨 도움으로 구제받을 수 있었다. 넥슨은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를 했다.
도용 결제뿐만 아니라 대리게임, 대리결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 계정 주인마다 고유 플레이패턴을 감지해 대리게임 패턴과 비교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외부 데이터를 적용해 금융 등 비게임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인텔리전스는 현재 추가 개발 중인 보안 기능 추가 탑재를 통해 온라인 범죄 대응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오탐지, 미탐지율을 줄여나간다.
배준영 인텔리전스랩스 라이브플랫폼 팀장은 “더욱 안전한 게임플레이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불법 행위 탐지 시스템 개발에 지속 리소스를 투입할 예정”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례를 전달해 구글도 이러한 문화에 들어오게 해 이용자 피해를 막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