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X 기술 방식 논쟁 핵심은 상용화 시기와 기술 우위로 요약된다.
C-V2X는 와이파이 기반 웨이브 대비 데이터 전송율, 신뢰도, 지연시간, 이동성 지원, 유효통신거리, V2N 적용, 혼잡차량트래픽 대응, 인접채널간섭 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실증 데이터가 부족하고 상용화를 위한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이는 V2X 기술 적용을 놓고 이견이 뚜렷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 주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
국토부는 초기엔 웨이브로 V2X 등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을 구축하고 5G-CV2X 상용화가 이뤄지면 단계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LTE·5G C-V2X 실증과 상용화가 맞물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토부는 상용화에 초점을, 과기정통부는 기술 우위를 내세우며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C-V2X 표준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기로 하면서 C-V2X가 웨이브와의 경쟁에서 일단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주요국 의사 결정이 우리나라 정책 결정에 준거로 작용할 수 있지만 우리 현실에 맞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V2X가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일 표준으로 채택할 경우, 비용 부담과 산업 종속 등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승수 에티포스 이사는 “C-V2X로만 운영하면 퀄컴 등 일부 메이저 업체가 출시하는 칩 등에만 의존해야 하고 막대한 통신 요금에 대한 과금이 발생할 것”이라며 “산업 경쟁력, 국민 부담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술을 선정하고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정 기술에 대한 맹목적 지지보다 소모적 기술 논쟁을 마무리하고 복합 실증 등 대안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G포럼 교통융합위원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C-ITS 도입 시 2020년부터 향후 10년간 사망자 수를 3201명, 중상자 수는 5만4600명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 교통사고 감소로 인해 49조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C-ITS 구축에 실기하면 연간 5조원에 가까운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V2X 업계 관계자는 “교통 사고를 억제해 인명, 재물 피해를 막는 것이 C-ITS의 궁극적 도입 목적”이라며 “논쟁이 장기화돼 실기한다면 산업 경쟁력은 물론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계속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술 논쟁에서 벗어나 실증에 뛰어든 싱가포르 사례가 조명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싱가포르는 웨이브와 LTE-V2X를 융합한 플랫폼을 구축,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차기 기술 도입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 실증을 통해 두 기술의 우열을 가리기보다 2개 방식을 모두 사용 가능한 하이브리드 플랫폼을 개발, 당장 실생활에 적용하는 게 목표다.
정구민 국민대 교수는 "기술 논쟁에 실증은 물론 서비스 개발 논의도 묻힌 감이 있다"면서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개발되고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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