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
“미래를 분명히 바꿀 이 기술은 오늘, 바로 지금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지난해 4월 세계 최초로 5세대(G) 이동통신 상용화를 준비하면서 시작된 SK텔레콤의 고민이었다. 그리고 '창덕ARirang(창덕아리랑)'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은 한 해 약 180만명이 방문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재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곳에서 우리는 '접근성(Accessibility)'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보행이 편하지 않은 이용객을 위한 관람경로를 찾기 어려워했고, 아이들은 한자어가 섞인 안내문을 어려워했다. 대부분의 건물이 보존을 위해 굳게 잠겨있었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후원도 예약한 방문객만 관람할 수 있었다.
SK텔레콤은 5G와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을 통해 이 많은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려 했다.
첫째, 복잡한 지도 대신 AR 가이드 해치를 만들어 마치 길을 잘 아는 친구를 따라가듯 해치를 따라갈 수 있게 했다. 길을 안내하는 동안 해치가 친숙한 말투로 들려주는 조선의 역사는 직접 겪은 이야기처럼 생생하다.
둘째, 이동이 불편한 관람객을 위한 물리적 접근성을 고려했다. 창덕ARirang의 'Accessible 투어' 모드를 선택하면 가이드 해치는 턱과 계단이 있는 곳 대신 평평한 길과 경사로로 안내한다. 이 기능을 통해 휠체어 이용객뿐 아니라 유아차를 동반한 관람객, 노약자도 편하게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문화재 보존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희정당 내부나 후원의 주합루를 1대 1 비율의 초고화질 AR 공간으로 제작했다.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고도 누구나 실제 문화재를 관람하듯 걸어 다니면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창덕ARirang은 특별히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진심이 담긴 프로젝트다. 1년 반이 넘는 기획, 개발 기간 동안 한국, 싱가포르, 영국, 호주 등에서 200명이 넘는 스탭이 참여했다. SK텔레콤, 문화재청, 구글의 직원들이 긴 기간 동안 각자의 눈으로 문제를 보고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 광고 촬영을 위한 세트를 짓는 기분보다는 오래 살 집을 짓는 마음으로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제작후기>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을 활용해 창덕궁을 증강현실(AR)로 구현했다. 이에 따라 더 풍부한 창덕궁 관람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 7월 28일부터 창덕궁 방문객은 '창덕ARirang' 앱을 통해 궁궐 곳곳 관람이 가능한 AR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초고화질·초저지연의 원활한 서비스를 관람객에게 지원하기 위해 창덕궁 안 6곳에 12식 5G기지국을 설치했다. 또 MEC 서버를 통해 다운로드하도록 해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창덕ARirang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창덕ARirang은 SK텔레콤의 첫 5G MEC 기반 B2C 서비스다. SK텔레콤이 앱 개발과 5G MEC를 지원하고 구글이 AR 기술 플랫폼 'AR코어' 신규 기능을 최초로 제공했다. 최신 AR 기술 클라우드 앵커와 라이팅 에스티메이션 등을 활용해 해치와 AR서비스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실감도를 높였다.
SK텔레콤 5G MEC와 구글 AR 선행기술이 만나 창덕궁 곳곳의 역사적 배경과 숨겨진 모습을 소개하고 AR로 구현한다. 앱 속의 AR가이드 해치가 창덕궁 관람객을 대상으로 걸어 관람할 수 있는 길과 휠체어 타고 갈 수 있는 길을 5G MEC 기반으로 한 치 오차 없이 실시간 안내한다.
SK텔레콤과 창덕궁관리소는 5G 스마트폰이 없는 관람객을 위해 안내용 기기를 무료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연말까지 운영한다.
SK텔레콤은 창덕궁에서 사용 가능한 창덕ARirang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서든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는 '창덕ARirang 앳홈' 서비스도 출시했다. 창덕궁 방문이 어려운 외국인이나 먼 지역에 사는 아이들도 AR와 가상현실(VR)로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다. 5G를 통해 세계인이 문화재 등 K-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