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역량을 극대화하는 통합 소프트웨어(SW) '인텔 원API 툴킷'을 출시한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여러 종류의 칩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SW다.
인텔은 다음달 초 '인텔 원API 툴킷'을 공식 출시한다. 라자 코두리 인텔 수석부사장은 “인텔이 야심차게 진행해온 원API 여정에서 매우 의미있는 순간”이라며 “기존 CPU 프로그래밍은 물론 광범위한 아키텍처를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인텔 원API 툴킷은 △표준 △개방 △통합을 키워드로 지난 2018년부터 인텔이 야심차게 개발한 것이다.
최신 IT 기기 안에는 CPU, GPU, FPGA 등 각 연산 영역에 따라 여러 종류의 칩이 탑재된다. 그러나 반도체 기능과 활용 범위가 늘어날수록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개발자가 SW에 맞는 칩 성능을 활용하려면, 칩마다 코드를 숙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런 개발자의 고민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API 툴킷'을 내놨다. 원API는 새로운 통합 프로그래밍 언어 '데이터 패러럴(DP) C++를 기반으로 CPU, GPU, FPGA 코드 장벽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
이미 개발된 별개 소프트웨어도 원API에 맞게 변환할 수 있다. GPU 회사 엔비디아의 개발 플랫폼 쿠다(CUDA) 기반 소프트웨어도 DP C++로 전환할 수 있다. 플랫폼이 오픈 소스 기반으로 운영된다. 인텔은 별도 서버 설치비용 없이 원API를 활용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데브 클라우드'를 지원할 계획이다.
인텔이 원API를 통한 통합 작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은 자사 반도체 사업 확장과 연관돼 있다. 최근 인텔은 주력인 CPU 사업과 함께 GPU, FPGA 시장에도 본격 진입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2일 서버용 GPU 'SG1'을 선보였다. 지난 2015년엔 FPGA 회사 알테라를 인수해 최근 관련 제품인 'eASIC N5X'를 발표한 바 있다. 외연 확장 중인 인텔 칩 생태계에 사용자들이 빠르게 진입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표준화'까지 병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텔은 각종 표준들을 추진하면서 컴퓨팅 산업 확장을 도모했다. PCI 익스프레스, USB, 선더볼트 등 현재 범용으로 쓰이는 입출력 표준들이 인텔 주도 하에 만들어졌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