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전문 스타트업이 혁신 금융서비스를 쉽게 개발, 사업화할 수 있는 개방형 응용프로그램개발환경(API) 통합 포털이 구축된다.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기술 자료를 이용하고 시범 테스트를 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진입장벽이 높은 금융서비스를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 중장기로는 중소형 스타트업이 글로벌 금융 무대로 진출하는 파이프라인이 만들어진 셈이다. 세계 최초다.
9일 금융·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금융 당국과 금융결제원이 오픈 API 통합 포털을 구축, 운영에 들어간다. API 신청은 물론 계약관리, API 키 발급, 이용 현황 등을 종합 관리하는 웹사이트다.
오픈 API는 데이터 플랫폼을 외부에 공개, 혁신적인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외부 개발자와 사용자가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포털이 상용화하면 핀테크 기업이 API를 활용해 창의적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개발 가이드와 테스트 환경을 통째로 지원받게 된다.
통합 포털 구축으로 그동안 진입장벽이 높던 금융서비스 개발 문턱은 한층 낮아지고, IT와 금융이 결합하는 빅블러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통합 포털을 통해 잠재력 강한 핀테크 유니콘을 발굴하고, 금융 인프라를 오픈 파이낸스 생태계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다.
소수 기관만 참여하던 금융결제 환경이 개방형 시스템으로 바뀌고, API를 통한 지급결제인프라 진입장벽이 사라지게 된다.
금결원은 오픈 API 통합 포털과 함께 오픈 API 개발자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키로 했다. 통합 포털은 △오픈 API 이용 안내 △API 신청 △계약 및 API 키 발급 △서비스 이용내역 관리 △마이홈(통합 대시보드) 기능을 제공한다. 개발자 사이트에서는 △문서 등 기술자료 제공 △지원도구 등 테스트베드 환경 제공에 나선다.
국내 다수의 핀테크 기업은 이를 통해 표준화된 API 서비스를 끊김 없이 항시 이용할 수 있다. 또 사용자 친화적인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설계가 가능하고, 각종 기술 문서와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플랫폼이 가동된다.
오픈 API 이용을 원하는 기업은 개발자 사이트를 통해 이용 신청을 하기 전에도 기술문서를 검토하고 사전에 이용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지원받게 된다.
서비스 개발이나 상용화에 수개월 걸리던 사업화 모델 소요 기간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계약 및 실거래를 위한 키 발급, 테스트 점검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털을 통해 수많은 기업이 이제는 접속만으로 사업 개발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오픈 API 서비스 이용 단계에서도 주요 보안 설정이나 이용내역 관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오픈뱅킹, 금융인증, 오픈지로, 어카운트 인포 등 서비스를 통합 창구를 통해 제공한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포털을 통한 다양한 결합 서비스 창출이 예상되면서 금융 편리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 소비자 선택권과 자기정보통제권을 강화하는 마이데이터 연계 권리도 대폭 강화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결원 관계자는 “오픈 API 종합 포털 구축을 시작으로 API 내부 표준을 수립하고 아키텍처를 정비하는 등 창의적인 기업과 협력해 나갈 수 있는 상생 금융 생태계를 만들겠다”면서 “새해 상반기부터 마이데이터 중계 업무를 비롯해 금융권 공동 데이터 플랫폼, P2P중앙기록관리기관 업무 등 다수 기업과 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