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OGN e스타디움(e스타디움) 처리를 두고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e스포츠가 종목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경기 없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임대계약을 맺은 OGN은 손실을 최소화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e스타디움 사용권을 가진 CJ ENM E&M부문 산하 게임전문채널 OGN이 경기장 잔여 계약기간을 처리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사업전망이 밝지 않은 데에 따른 손실 규모 축소 방안 일환이다. 잔여 기간 승계를 통한 처리가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e스타디움은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8년간 435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국내 유일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이다. 서울시 소유 행정재산으로 에스플렉스센터 2층부터 4층, 12층부터 17층까지다. CJ ENM은 경기장 건설 시 100억원을 투자해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중계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사용수익허가방식으로 임대 운영한다. 이번 계약기간은 2021년까지다.
당초 OGN은 이곳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하스스톤' 등 인기게임과 다양한 e스포츠 종목을 다루며 관련 콘텐츠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편집실, 조정실, e스포츠랩을 조성해 향후 10년을 바라봤다. 개관 이후에는 배틀그라운드 열풍을 타고 배틀로얄에 최적화된 페이스북 게이밍 아레나(OGN 서바이벌 아레나)를 신규 개관하며 규모도 키웠다.
게임사가 자체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시장이 바뀌었다. OGN이 '오버워치 에이팩스' '카트라이더' 리그를 유치했지만 가장 규모가 큰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대체하기에는 부족했다. 기대했던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는 반향이 크지 않았다. '44층 지하던전' 등 자체 제작 콘텐츠로 채우기에는 힘이 달렸다. 코로나19로 대부분 리그가 무관중으로 진행한다는 점도 경기장 유지 필요성을 낮췄다.
OGN을 모체 투니버스로 흡수시키는 등 다양한 방안이 나왔지만 게임사업 존속과 비전이 불투명해 유지비만 발생시키는 경기장을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CJ ENM은 OGN을 통해 진행하던 게임사업 범위를 축소하고 있다. 넷마블 분사 이후 LoL 프로팀을 해체하며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탈퇴했다. 올해 11월 28일에는 당일 '2020 인천 e스포츠 챌린지'에서 우승한 OGN 엔투스 펍지 팀을 해체하며 15년간 이어져 온 e스포츠와 연을 끝냈다. 야심 차게 시작한 미국 LA OGN 슈퍼아레나 역시 철수 작업 중이다. 애니메이션사업부에서 지식재산권(IP) 확대 일환으로 선보이는 모바일게임 정도만 남았다.
e스타디움을 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요 e스포츠 사업자에게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라이엇게임즈는 종로구 '롤파크'에 1000억원을 들여 12년간 운영한다. 아프리카TV도 강남구 프릭업스튜디오 외에 송파구에 대규모 '핫식스 아프리카 콜로세움'을 새로 지었다. 이외 라우드G, VSG아레나, 인벤라이젠아레나가 있고 VSPN이 신규 경기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지자체가 주도하는 성남, 대전, 광주, 부산 경기장과 추가로 두 곳 경기장이 지방에 들어설 예정이다.
CJ ENM 관계자는 “여러 방안을 두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