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경제 3법과 관련해 여당은 '집중투표제', 야당은 '노동관계법' 연계 처리를 집중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3법 처리 발언이 국민에게 가장 많이 소개된 정치인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것으로 조사됐다.
1일 전자신문 의뢰로 입법정보서비스기업 폴메트릭스가 조사한 '공정경제 3법 정치인 인용문 빅데이터 분석' 결과 주요 미디어에서 이낙연 대표의 발언이 204건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이번 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 시스템에서 수집한 48개 온·오프라인 미디어의 정치인 인용문을 기초로 이뤄졌다. 지난 8월 25일부터 11월 25일까지 3개월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해당 기간 경제 3법 관련 정치인 인용문은 총 860건이었다.
이 대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인용된 정치인은 같은 당의 김태년 원내대표(155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131건), 문재인 대통령(60건), 이재명 경기지사(60건)도 경제 3법과 관련해 많이 소개된 인물로 조사됐다. 상위 10위권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31건)와 민주당 양향자(25건)·한정애(18건)·박용진(17건) 의원도 포함됐다. 전반적으로 야당보다는 정부와 함께 법안 통과를 추진하는 여당 쪽에서 경제 3법 언급이 많았다.
관련 키워드로 여당은 '집중투표제', 야당은 '노동관계법'을 각각 부각시켰다.
집중투표제는 김태년 원내대표(89건), 이재명 지사(55건) 순으로 많이 언급했다. 집중투표제는 주당 의결권을 선임 이사 수만큼 배정하는 제도다. 특정 이사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이 가능, 소액주주가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는 제도로 여겨진다. 경제 3법 가운데 대주주 의결권 때문에 논란이 가장 많은 상법 개정안과 관련됐다.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경제 3법에 집중투표제가 빠져 있어 과거보다 수위가 낮아졌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낙연 대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121건)가 주요 관련 키워드로 나타났다. 이낙연 대표가 평소 당 회의 등에서 연내 공수처 출범과 경제 3법 처리를 함께 강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동관계법은 민주당의 경제 3법 강행 분위기에 야당이 협상카드로 제안한 이슈다. 국민의힘 내 경제 3법 대표 찬성론자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슈를 주도했다. 김 위원장의 키워드 언급 횟수로 노동관계법은 51건, 노동법 89건이 조사됐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노동관계법 발언 인용 33건이 있었다.
김종인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경제 3법을 논의하려면 노동관계법도 함께 처리해야 한다고 여당에 요구해 왔다. 기업의 투명성과 함께 노동의 유연성도 높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 경제 3법에 대한 저항이 강해 해당 논의는 뒤로 밀려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3법 관련 법안 약칭에 포함된 '공정' 키워드를 제외하면 '청년'(115건)이 관련 키워드로 많이 다뤄졌다. 지난 9월 19일 청년의날 행사에서 '공정'을 37번 언급하며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를 듣는다”고 말한 것이 많이 인용됐다.
경제 3법은 오는 9일 끝나는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한다는 여당의 목표 아래 각 소관 상임위원회에 올라가 있다. 그러나 경영계에서 경영권 제약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높아 보완이 요구된다. 특히 상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공수처법 개정안,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 논란까지 겹쳐 있어 정기국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경제 3법이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면 관련 논의는 연말 임시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표>최근 3개월간 정치인 '경제 3법' 언급 미디어 인용 횟수(단위:건)
<표>주요 인물별 '경제 3법' 연관 키워드(단위:건)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