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휴대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통화하고 톡으로 대화하며 문서를 주고받는 등 정보 획득과 엔터테인먼트가 내 손에서 가능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의 역사는 10여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2020년 일상생활에서 스마트기기는 현대인의 삶에 필수 존재가 됐다.
무선통신기기와 서비스는 전파라는 자원이 있기에 가능하다. 전파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다양한 정보나 에너지를 실어 나르기도 하고 정보를 감지하는 기능이 있어 많은 영역에서 활용된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는 3㎑와 3㎔ 사이에 있는 전파를 전자기파로 정의한다. 동일 또는 인접 전파를 사용하면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서 혼신을 유발시키는 특성으로 인해 유한한 자원으로 분류된다. 한정성에 비해 이용 분야가 지속해서 넓어지고 있어 통상 고가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18세기 중반에 증기기관으로 촉발된 1차 산업혁명은 19세기 후반에 전기를 기반으로 한 2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져서 제조업 분야의 대량 생산을 가속화했다. 20세기 후반 들어와서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지식정보혁명, 즉 3차 산업혁명을 촉발시켰다.
지금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데이터 기반 지능정보 시대다. 전파는 센싱을 통해 다양한 영역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전송할 수 있고, 로봇·드론·자율주행자동차 등을 원격 조종한다. 스마트 팜,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를 관리하고 제어하는 등 새로운 산업 발전의 중추 기능을 제공하는 자원의 보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파는 5세대(5G) 이동통신, D-TV, 초고화질(UHD) TV 등 영역에서 국한되지 않고 거의 모든 산업에서 융합·확산돼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비대면과 디지털 기술을 통한 사회적 변화가 극복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 예측하는데, 이런 큰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원천자원은 바로 전파라 할 수 있다.
이제까지 전파를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 재난안전망(PS-LTE) 서비스, 가상·증강·혼합현실(VR·AR·XR)을 통한 체험형 생활문화, 스마트그리드, THz 무선통신, 와이파이6 등 다양한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전통적인 전파의 기능을 넘어, 확장되고 있는 전파융합산업을 통해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공급될 것이다.
이 같은 중요성에도 전파는 매개체 또는 기반으로만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전파를 활용한 국민경제 효과나 가치는 단독으로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경제활동별 국내총생산(GDP)을 구성하는 산업 분야는 총 15개로 분류돼 있지만 산업 분야 명칭이 전파 산업으로는 분류돼 있지 않다.
그러나 세부 분류로 확장하면 전파와 관련된 산업을 타 산업 분류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전파가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농수산임업부터 제조업·서비스업 및 의료보건복지 분야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무선전력전송 등과 결합한 전파융합산업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에 기여하는 생산효과 역시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다.
앞으로 성장 속도를 높일 전파 산업의 경제 효과를 지속 확장하고 제고하기 위해서는 전파 산업 정의와 범위를 정해야 한다. 전파기술을 활용해 새롭게 생성되거나 융합된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전파 산업'이라 지칭해야 한다.
기존 전파관련산업, 전파이용산업, 전파기반산업 등 용어보다 인류의 일반 생활뿐만 아니라 경제 활동 전반에 걸쳐 모두 연결돼 있는 전파 산업을 지금부터라도 명확하게 분류해야 한다. 독자 산업 분야로서 투자 명분을 유발하고 눈에 띄는 산업 발전을 견인해야 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예측하면 전파 산업의 급속 및 지속 성장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다. 가치가 다양한 전파 산업을 위하는 한편 미래를 바라보는 거시 안목과 깊은 고민을 통해 전파 산업의 최종생산물 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국민안전, 상생협력, 지역발전, 공동체 이익 확대 등 사회 가치도 함께 고려한 동태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요즘 디지털 대전환의 핵심인 전파 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성장성을 조명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2020 전파방송산업진흥주간 주제인 '전파로 누리는 새로운 세상! 전파로 열어 가는 안전한 세상!'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때다.
정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원장 grizzly@kc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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