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해외 직접구매(직구) 서비스인 '로켓직구' 사업을 중국으로 확대한다. 국내 해외직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미국에만 한정된 직구 취급 품목을 중국까지 넓혀서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중국 현지에 쿠팡상해무역유한회사를 설립했다. 해당 법인은 로켓직구를 위한 현지 상품 소싱을 담당한다. 중국 판매자를 모집하고 물류 거점을 확보, 중국 상품을 국내 온라인쇼핑처럼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쿠팡은 지난 2017년 로켓직구 서비스를 론칭, 미국에서 소싱한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해 왔다. 현지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쿠팡글로벌LLC 법인을 통해 물류창고를 확보하고 건강식품, 가전 등 국내 소비자가 주로 찾는 미국 상품을 로켓직구로 실어 국내로 보냈다.
통상 열흘 이상 걸리던 해외 배송 기간을 사흘 이내로 단축하고, 일정 금액 이상의 무료배송을 제공하면서 서비스 안착에도 성공했다. 로켓직구 상품 수도 초반 8만개에서 현재는 600만개까지 늘었다.
쿠팡이 미국을 넘어 중국까지 해외직구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은 중국발 직구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중국 직구 거래액은 57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3% 증가했다. 전체 해외직구에서 차지하는 구매액 비중도 20.2%로 미국과 유럽연합(EU) 수준에 육박했다.
구매 건수 기준으로는 미국도 넘어섰다. 국내 소비자의 중국 상품 직구 건수는 2015년 146만건에서 지난해 1452만건으로 4년 새 10배 늘었다. 올 3분기 기준으로 1645만건을 넘어섰다. 중국 알리바바 산하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전자제품, 의류 등 공산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국내 고객이 늘면서 쿠팡은 로켓직구 서비스 권역을 중국까지 넓히기로 했다.
지금도 쿠팡 오픈마켓인 마켓플레이스에 중국 판매자들이 입점해서 상품을 팔고 있지만 3자물류(3PL)로 배송하는 만큼 배송 기간이 길고 품질에 대한 신뢰도는 낮다. 이에 쿠팡은 이번에 설립한 상해 법인을 통해 판매자를 직접 선별하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소싱한다. 중국 상품을 자체 물류 시스템을 통해 국내로 들여오면서 고객의 편의와 신뢰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쿠팡이 향후에는 해외직구 서비스 권역을 일본과 유럽까지 넓힐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직구는 일상 소비 패턴이 됐고,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미국 아마존이 국내 직구족을 겨냥해 99달러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서비스를 시행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배송대행 업체가 늘고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해외직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저렴한 패션, 잡화 등을 구매하는 국내 고객이 늘어난 것도 쿠팡의 직구 사업 확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