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 "일반인도 쇼핑방송"...'개방형 라이브 커머스' 승부수

내달 중순 '쿠팡라이브' 론칭
누구나 조건만 갖추면 쇼호스트
크리에이터 제도 도입해 차별화
개방성 무기로 시장 주도권 경쟁

쿠팡 라이브
쿠팡 라이브

쿠팡이 일반인까지 쇼핑 방송을 할 수 있는 '개방형 라이브 커머스' 시장을 연다. 누구나 일정 요건만 갖추면 쇼 호스트로 등록해 상품을 소개하고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개인 판매자 역시 자유롭게 원하는 방송 스케줄을 기획할 수 있게 된다.

포털과 유통사 간 라이브커머스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쿠팡은 '개방형 영상쇼핑 플랫폼'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다음 달 중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쿠팡라이브'를 론칭한다. 쿠팡라이브는 자체 오픈마켓인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다. 쿠팡에 입점한 벤더라면 추가 비용 없이 라이브 판매 방송을 할 수 있다. 별도의 스튜디오나 전문 장비 없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실시간 라이브가 가능하다. 현재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쇼핑라이브'와 유사한 형태다.

그 대신 쿠팡은 '크리에이터' 제도를 통해 차별화했다. 크리에이터는 판매자를 대신해 라이브 방송에서 상품을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일정 심사를 거쳐 크리에이터로 등록되면 쿠팡 입점 상품 가운데 원하는 상품을 선택, 라이브로 판매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는 판매 금액의 일정 비율을 수익으로 지급받는다. 수수료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크리에이터는 판매 성과에 따라 더 많은 수익을 보장받는다. 쿠팡은 각 크리에이터의 구독자수, 라이브 조회 수, 누적 판매액 등을 제공한다. 직접 방송이 어려운 영세 판매자의 상품을 의뢰 받아 대신 소개할 수도 있다. 라이브 방송 시간은 최소 30분이며, 형식과 장소는 각자 자유롭게 기획하면 된다.

이는 기존 쿠팡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영상 플랫폼으로 옮겨 온 구조다. 쿠팡 파트너스는 개인 온라인 채널에 쿠팡 상품을 공유하고 연계 판매된 금액의 일정 요율을 수수료로 지급받는 모델이다. 수수료는 판매 가격의 3%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쿠팡라이브 출범을 앞두고 현재 크리에이터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쿠팡은 라이브 커머스 제작보다 판을 깔아 주는 데 중점을 뒀다. 그 대신 정밀한 판매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고 판매자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쿠팡라이브 플랫폼도 별도의 가입비나 사용료 없이 개방한다.

쿠팡은 개방성을 무기로 시장 주도권을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이어 쿠팡라이브까지 잇달아 선보이며 영상 사업 플랫폼을 대폭 확장했다. 비대면 소비에 따라 새롭게 떠오른 라이브 커머스 채널에서도 선두로 치고 나가기 위한 적극 투자가 예상된다. 특히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를 위한 로켓 제휴에 이어 라이브 판매 지원 프로그램이 추가되면서 e커머스 시장 점유율도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해 1월 쿠팡라이브 출범에 따라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털 플랫폼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서비스 출시 후 4개월 동안 누적 시청 4500만뷰를 기록했다. 누적 구매 고객도 4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거래액 규모 역시 서비스 초창기인 8월 대비 340% 뛰었다.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도 자체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열며 비대면 소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발걸음이 분주하다. 올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에 이른다. 오는 2023년에는 8조원 규모로의 확대가 전망된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