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에 방점을 둔 2021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 폭을 최소화하면서도 3인 사장 체제를 도입하고, 광역본부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했다.
능력 있는 리더에게 과감하게 권한을 부여하고 고객과 상품 가치를 혁신, 미래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서 변신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KT는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을 사장으로, 신수정 부사장을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에 각각 임명했다.
KT 조직은 △커스터머부문 △엔터프라이즈부문 △AI/DX융합사업부문 △네트워크부문 △IT부문 △경영기획부문 △경영지원부문 체제를 대부분 유지했다. 인적으로는 구현모 대표와 강국현, 박종욱 사장이 3명 사장단을 이루며 '공동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구조가 됐다.
강 사장이 이끄는 커스터머부문은 5세대(5G) 이동통신·기가인터넷, 미디어 경쟁력을 제고하며 10조원 이상인 KT 주력사업을 효과적으로 성장시키는 임무가 강화됐다. 부문 내 커스터머전략본부가 역할을 확대, 유무선 상품 서비스 전략 전반을 담당한다. 고객 중심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KT는 고객과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광역본부 체계를 강화했다. 광역본부의 자율권을 확대하고, 지역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사 조직을 상권 중심으로 재편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도록 조직을 유연하게 운영한다. 광역본부장은 전무급으로 격상했고, 임원도 16명에서 21명으로 늘렸다.
박 사장이 이끄는 경영기획부문도 역할과 위상이 확대됐다.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로서 KT경제경영연구소와 정책협력실을 편입, 디지털혁신 전략을 확산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인수합병(M&A) 전략 등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신수정 부사장이 새로운 수장을 맡은 엔터프라이즈부문은 KT가 보유한 인공지능(AI), 5G, 빅데이터 자산을 이용해 기업고객에게 보다 입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도록 시스템통합(SI)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AI/DX융합사업부문은 송재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미디어 사업, 미래 성장사업, 빅데이터 사업 등 미래 디지털혁신 사업모델을 발굴하는 엔진 역할이다.
미래가치TF는 '미래가치추진실'로 격상했다. CEO 직속조직인 미래가치추진실은 미래사업 추진의 가속화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전략 수립과 투자를 맡는다.
2021년 KT 조직개편은 구현모 대표 2년차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라는 당면 과제를 속도감 있게 실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조직개편 규모를 최소화했지만, 미래 성장을 책임질 임원에게 과감하게 역할을 부여했다. 구 대표가 그룹 전반을 책임지며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사업부별 자율과 책임을 강화해 속도감 있는 경영이 가능하도록 한 구조로 풀이된다.
미래를 위한 세대교체에도 주력, 40대 젊은 인재와 여성 인재를 발탁했다. KT 전체 임원의 28.7%가 40대로, 임원의 연령대가 낮아졌다.
전년 여성임원 승진자가 1명에 불과했지만 3명의 여성이 임원(상무)으로 선임했다.
여성 임원 비중은 8.1%에서 10.3%(9명)로 높아졌다.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인 김채희 상무가 KT그룹 전략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에, 옥경화 상무가 IT전략본부장에, 이미희 상무가 클라우드/DX사업본부장에 보임되는 등 여성 임원이 요직에 발탁됐다.
KT 임원 전체 수는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든 87명이 됐다. 사장 2명, 부사장 3명, 전무 9명이 승진했고, 상무 23명이 임원이 됐다.
KT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높이며 ABC 기반의 미래 디지털플랫폼 기업(Digico)으로 변신을 가속화하겠다”며 “고객과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젊고 새로운 KT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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