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인기협 총장 "새해, 플랫폼공정화법과 구글인앱결제가 큰 걸림돌"

인터넷기업이 성장하며 이들을 향한 규제 역시 강화되는 추세다.

딱딱하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에 IT 산업 현실은 변화무쌍하다. 크고 작게 일어나는 혁신이 비즈니스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혁신과 이따금 엇박자를 내는 것이 정책이고 규제다.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당국과 산업의 속도가 달라 발생하는 일들이다.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새해 '플랫폼공정화법' 입법을 가장 큰 리스크로 지목했다. 또 업계는 물론 정부와 국회가 구글인앱결제 강제를 막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
박성호 인기협 사무총장

◇구글인앱결제 강제, 방통위·공정위 적극 행정에 나서야

Q.정책이 산업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혁신이 발생하는 IT산업은 특히 그렇다. 당장 2021년에 산업에 영향이 이어질 이슈는 무엇일까?

박성호 사무총장(박):단언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내년도까지 파급력이 이어질 이슈는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다. 또 하나는 공정위에서 입법예고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다. IT 생태계를 옥죄일 가능성이 있는 정책, 이슈들이기에 협회 입장에서 고민이 크다.

Q. 인앱결제 강제 이슈는 사실 비단 IT 산업만의 이슈는 아니다. 소비자에게도 영향이 클 텐데, 이 이슈가 2021년에 변곡점이 있을까?

박: 인앱 결제강제 이슈는 현재 전기통신 사업법이나 공정거래법에 관련 조항들이 있으니 방통위나 공정위가 적극적인 행정에 나서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국회도 만일 이 법들의 해석에 논란이 있다면 최소한의 견제장치를 마련하도록 입법하는 것이 좋다. 앱마켓은 애플과 구글이 시작했지만 애플과 구글 두 사업자가 모두 만든 것이 아니다. 수많은 앱개발자와 창작자와 제작사 등 관련종사자들이 모두 함께 만든 시장이다. 이제 상대가 없는 지경에 다다르니 수수료를 높게 받겠다는 건 일종의 배신이자 월권이라고 생각도 든다.

단언컨대, 콘텐츠 산업부터 시작해서 앱 생태계 전체가 수수료 부담으로 인해 액션이 둔해질 것이고, 이 수수료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 될 것이 뻔하다. 더 나아가 산업전체에 전후방효과와 심리효과까지 큰 문제로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한 기업 빼고는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정책이기에 입법 차원, 나아가 소비자 차원에서도 변곡점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다. 즉 소비자도 시장 구성원이기 때문에 구글 정책변경에 대해 소비자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

Q.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의 쟁점은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냐, 없냐로 볼 수 있다.

박: 독점이라는 건 장기지속적으로 그 시장에서 변동 없이 지위를 유지할 때 그리고 그걸 견제할 대안이 없을 때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이 시장은 치열한 초경쟁 시장이다. 애초에 독점이라 것이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다. 누구나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 있고 소비자 역시 플랫폼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입점업체나 소상공인들은 이용자와 더불어 플랫폼에 멀티호밍(multi-homing)하고 있고 오히려 플랫폼들이 경쟁을 통해 입점업체를 유치해야 하는 상태에서 독점은 말이 안 된다. 예전 오프라인 대기업과 중소기업들 또는 가맹주와 가맹업체 사이 '울며 겨자 먹기' 행태가 온라인에서는 입점 업체, 소비자 모두에게 없는 일인데 어디서 독점을 찾을 수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어쩌다가 발생하는 부작용은 현행 약관법과 공정거래법으로 충분히 규제 가능하다. 이미 우리나라는 사업자들이 물샐틈없는 규제를 받고 있다. 역동적인 온라인플랫폼경쟁시장에서 큰 그림과 면밀한 실태조사 없이 즉흥적이고 명분적이고 부처이해관계 등에 기인한 입법으로 시장을 조기에 규정해 버리면 나중에 역동성을 상실하여 말할 수 없이 큰 기회손실을 가져올 우려가 크다. 돌이킬 수 없는 정책적 과오가 될 수 있다.

Q. 해당 이슈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면?

박: 먼저 구글 인앱결제강제 건은 행정적 조치가 가시적으로 있을 필요가 있다. 법이 있는데 FTA나 글로벌 환경을 걱정하기만 하면 구글이나 애플이 원하는 대로 시장행태가 고착화되어 버린다. 나중에 구글과 애플이 수수료를 지금보다 두 배 더 올릴 때 무슨 논리로 대응할 것인가?

입법논의 진행도 의미가 있다. 민의를 바로 반영하는 국회의 특성상 입법논의는 두 글로벌 앱마켓 운영자에게 자극일 될 수 있다. 최소한의 견제장치는 필요하다.

플랫폼공정화법은 애플이나 구글같이 앱마켓의 유일한 운영자 외에 일반 플랫폼들을 대상으로 규제를 추가하자는 법이어서 경우가 좀 다르다. 후자는 실태조사도 없고 명분도 매우 떨어진다. 시기상조다.

협회 역할에서 대안을 찾으려고 한다. 협회의 존재의 이유는 간단하다.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것. 이를 통해 국가 활력이 되는 것이다. 인앱결제에 대해서는 산업계 뿐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다양한 방법론을 가지고 규제당국과 사회에 적극적으로 전달해 이슈에 대한 사회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다. 이런 목소리들이 구글이나 애플 본사 경영진들에게 보고되고 공정하고 활기 넘치는 앱마켓을 위해 필요한 고민들을 하게해 정책 변경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미 애플은 중소개발자 대상으로 수수료인하정책을 발표했다.

두 번째 플랫폼공정화법 이슈는 역시 소비자, 정책결정자를 포함한 해당 이슈의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고 전파해 필요한 아젠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 문제이며 어떻게 하려는 것이냐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일할 것이다.

대략 이 분야 기업들이 모르는 기술로 성장하고 있으니 미리 규제안을 만들어 둔다던지 하는 생각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플랫폼 긍정성을 사회에 전하고자 한다. 사실 골목에서 하루 종일 손님을 기다리던 소상공인들이 이제 전국에 자기물건을 판매, 배송할 수 있는 시대는 플랫폼 역할이 컸다. 무엇이든 발전과정에서 잡음을 있는데 그것을 어느 타이밍에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가에서 협회는 사업자의 입장만이 아니라 공익과 중립자의 입장에서 계속 고민할 것이다.

Q.IT산업 대표 단체로서 2021년의 협회 비전은 무엇인가?

박: '디딤돌'. 산업의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꿔보는 것이다. 코로나로 가속화 된 비대면 시대에서 온라인 디지털산업이 한 단계 더 뛸 수 있도록 산업의 걸림돌들 즉 코로나 이전 시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낡은 규제들을 찾아 제거하고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로 바꾸는 연금술사 역할을 최선을 다해 해보는 것이 2021년 비전이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