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게임 구글 검색하니…韓 게임 노출 '황당'

구글 "관련 정보로 인식해 자동 분류"
IP 침해 더해 잘못된 인식 확산 우려

中 게임 구글 검색하니…韓 게임 노출 '황당'

구글 검색에서 한국게임이 중국 게임으로 분류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중국 게임사의 지식재산권(IP) 침해로 피해를 보는 국산 게임들로 파악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글 검색에서 '중국게임'을 검색하면 '던전 앤 파이터' '크로스파이어' '리그오브레전드' '미르의전설2'가 자연어 검색 결과보다 상단에 노출된다. 던전 앤 파이터는 넥슨, 크로스파이어는 스마일게이트, 미르의 전설2는 위메이드-액토즈가 각각 저작권을 가진 게임이다. 한국 게임회사가 한국에서 개발했다.

함께 노출되는 '왕자영요' '몽환서유' '화평정영'은 중국 개발사가 만들어서 서비스하는 게임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중국 텐센트가 인수한 회사다.

미국 인터넷(IP)에 접속해도 마찬가지다. 미국 구글에서 'china game'을 검색하면 장기, 마작, 아너 오브 킹즈와 함께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가 노출된다.

모두 중국에서 IP 침해를 받는다고 호소하는 게임이다.

구글은 해당 검색 결과에 대해 구글이 직접 결정하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해당 게임이 중국에서 국민적 인기를 끌어 중국 관련 내용이 많아 봇이 중국 게임 관련 정보로 인식, 분류한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현지에서 잘못된 정보에 대한 인식이 굳어질까 염려하고 있다.

중국 게임 소싱 관계자는 “중국에는 문제가 될 때까지 문제 삼지 않는다는 문화가 있어 도용을 편하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 번 침해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에는 한국 IP로 자신들이 IP 홀더라며 계약하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고 업계는 토로했다.

국내 게임사는 시간과 비용을 들여 IP 권리를 찾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2016년부터 중국게임사 대상으로 70건이 넘는 소송전을 이어 오고 있다. 넥슨 역시 자사 IP를 도용한 게임과 광고를 찾아 대응에 나섰다.

게임 IP 경제적 가치를 산정할 수 있는 국제 회계 기준이 없어 정확한 산정이 어렵지만 수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최근 위메이드가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의뢰해 미르의전설2 IP 등 전기류 게임의 중국 연간 시장 규모를 약 9조4000억원, 미르 IP의 총 시장 규모를 약 6조7000억원으로 각각 추정했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IP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이라면서 “우리 게임이 중국 게임으로 둔갑해서 퍼져 나간다면 황당할 뿐만 아니라 향후 사업에도 지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