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과 경제를 떠받치는 법·제도적 장치들이 상당히 낙후돼 있습니다. 이걸 빨리 고쳐줘야 새로운 산업 문을 열게 되고 국제 경쟁에 뒤지지 않습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맞춰서 법과 제도가 빨리빨리 바뀌어야 합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송년 인터뷰를 통해 시대 변화에 맞춰 산업이 빠르게 변해야 하고, 이를 위해 법과 제도가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임기 내내 '냄비 속 개구리' 이야기를 계속했다”면서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변화에 적시에 따라가지 못하면 감당 못 할 덩어리가 돼서 온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의 변화와 함께 법적, 제도적 장치들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제에 대해서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1월에 첫 환자 나오고 급전직하로 떨어졌고, 특히 지난 3월에는 정말 위기감이 커서 경제가 붕괴되는 거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들었다”면서 “기업은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그 상당 부분을 위기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정부의 지원 대책이 상당히 빨리 나와서 한숨을 돌렸었다”면서 “방역당국에서 굉장히 잘 대응하고, 국민이 협조를 잘해줬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팬데믹 영향을 잘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라도 경제활동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 시각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해 회복세가 나타나겠지만 이는 단기적 현상이고, 이후 준비를 잘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새해 경제상황은 전문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저효과가 있어서 회복세라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 “실제로 백신 접종이 시작돼 거리두기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고, 플러스로 정책적 부양책이 연결되면 올해보다 나아진다는 기대감은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복세는 단기적 측면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회장은 “급작스런 회복에 기대를 너무 가지면 그 자체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상당히 많은 비상조치, 특단의 조치들을 해왔는데 이 조치들이 평상시 우리가 결정하는 수준을 넘는 것들 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단의 조치라는 것은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많아, 다시 정상으로 되돌릴 때 굉장히 신중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해 이후 국내외 경제 리스크 요인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백신 보급 속도 차이에 따른 국가별 회복 속도 차이 △높아진 국가부채 비율 △사상 최고 수준의 민간 부채 △자산시장 불균형 △국내 정치 일정(보궐선거와 이어진 대선 정국) 등을 꼽았다.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불확실성에 대한 대책이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업들의 자세에 대해서는 변화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디지털, 비대면, 바이오산업 성장 등 변화는 계속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면서 “새로운 산업에 대한 관심, 일하는 방식의 변화, 기술의 변화 등에 대한 수용도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이런 부분을 빨리 받아들이고 가까이 가는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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