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탈플라스틱' 성공하려면

[관망경]'탈플라스틱' 성공하려면

정부의 '탈플라스틱' 정책이 새해에 본격화된다. 정부는 플라스틱을 사용한 재포장을 금지하고 플라스틱 재활용을 강화, 사용량을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플라스틱 사용량은 어느 때보다 많이 늘었다. 플라스틱은 화석연료로 만들어져 환경오염 방지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서도 사용을 줄여야 하는 대상이다.

그러나 플라스틱이 재활용센터로 가더라도 실제 재활용 비율은 높지 않다. 플라스틱에 고무나 비닐, 이물질 등이 붙어 있으면 재활용이 안 된다. 배달용 용기는 뜨거운 열에도 견딜 수 있도록 화학 처리돼 재활용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배달 포장 대부분은 고스란히 폐기물인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재활용센터로 옮기는 과정에서 3분의 1이 폐기물로 처리되고, 그 가운데에서도 15%는 버려진다. 재활용이 가능한 플레이크 형태로 만들어지는 비율은 절반에 그친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고형 연료로 사용하거나 소각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는다. 지역 반대로 소각장 짓기가 어려워지면서 매립 소각 비용이 천정부지로 급등한 탓이다. 선별 업체로서는 소각장으로 보내면 수지가 맞지 않는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주로 플라스틱 감축에 무게를 뒀다. 아쉬운 점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방법이나 폐기물 처리시설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은 없다는 점이다. 재활용률을 높이고 플라스틱 생산율을 줄여도 플라스틱 쓰레기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재활용을 높이려면 민간에서 이뤄지는 선별 수거 작업에 더 많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또 플라스틱을 대체할 값싼 용기도 개발해야 한다.

결국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경제 논리다. 정부 정책이 제대로 성공하려면 시장에 좀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