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훼손되면서 제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으로 스마트공장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스마트공장이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이 본격화되면서 도입된 개념이다. 모든 생산 과정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공장을 뜻한다.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국제 키워드로 떠오른 배경에는 ICT의 놀라운 발전도 있지만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심화된 숙련노동자 감소와 제조업 위기로 인한 경제 불황의 영향도 컸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고 제조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독일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산업 혁신 바람이 불었다. 이 산업 혁신의 핵심이자 구심점이 바로 스마트공장이다.
스마트공장은 ICT와 제조기술을 융합해 공정을 자동화하고 생산·유통 등 모든 정보를 통합함으로써 생산체계 혁신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생산성 향상과 제조 혁신이 전 세계에서 중요한 화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세계 환경 변화에 맞춰 우리 정부도 발 빠르게 대응했다. 2015년부터 스마트공장 사업 정책을 본격화했고, 2017년부터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을 주관하면서 보급 목표를 2022년까지 3만개로 상향 조정하는 등 확산에 힘쓰고 있다. 2018년부터는 민간 중심의 스마트공장 확산을 독려하기 위해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협력하면 정부가 후원하는 상생형 모델을 도입했다. 협력재단은 2019년부터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의 재원관리 협업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상생형 사업은 지난해부터 대기업이 475억8000만원을 출연하고 정부가 409억원을 후원한 가운데 중소기업 2005개사를 지원했다.
상생형 사업은 제조 혁신에 대한 많은 경험과 스마트 인프라 및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이 참여함으로써 중소기업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스마트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그룹 차원의 노하우를 활용해 전사 측면에서 협력사의 제조 현장 스마트화를 지원하며, LS일렉트릭은 데이터 및 스마트솔루션 기술을 보유한 우수 중소기업과 협력해 상생형 온·오프 플랫폼을 구축·지원하고 있다.
포스코, LG전자, 두산 등 제조 대기업들이 협력사 중심으로 제조 경쟁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비협력사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방역마스크 및 진단키트 제조 중소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등 K-방역 제조기업의 스마트화에 크게 기여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스마트공장 구축 이후 제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변화 관리 지속과 단계별 고도화 전략도 병행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스마트공장 기반이 제조데이터에 있는 만큼 구축 기업의 기술보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협력재단에서는 스마트공장 기술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으며, 개발이 완료되면 기술보호 관리 사각지대를 제거하고 기술보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에 적극 확산할 계획이다.
정부형 사업과 함께 민간 주도 상생형 사업을 적극 확대하는 등 제조 혁신 전반에 걸쳐 시너지 효과를 가져와야 한다. 스마트공장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일 뿐만 아니라 미래 제조업의 꽃이기 때문이다.
김순철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 ksc@win-wi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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