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엔소프트와 쏘카가 추진한 정밀지도(HD맵) 갱신 효율화 시범 사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실현되지 못했다. 고가의 HD맵 갱신 비용을 효과적으로 절감하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사업 모델만 만들었을뿐 필드 테스트로 이어가진 못했다.
재논의 여부도 미지수다. 현대엠엔소프트가 현대오트론과 현대오토에버에 피인수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엠엔소프트와 쏘카는 국토정보지리원 주도로 HD맵 갱신 효율화 시범 사업을 추진했으나 필드 테스트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여의도로 한정해 사업을 시작하려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결과물을 내지 못한 채 시범 사업이 종료됐다.
해당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민관 협력으로 자율주행차용 정밀도로지도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데 따른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HD맵 갱신 비용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는 민간기업 간 협력 모델로 현대엠엔소프트와 쏘카가 협력하기로 했던 것이다.
현대엠엔소프트가 개발한 변화탐지 센서 '레드박스'를 쏘카 공유차량에 장착하는 방식이다. 현대엠엔소프트 지도 기술력에 국내 최대 카셰어링 기업 쏘카를 접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었다. 쏘카가 보유한 공유차량 약 1만4000대에 달한다.
레드박스는 차량 주행 시 다양한 센서로 도로 차선, 시설물, 구조물 등을 모니터링하고 실시간 수집해 현대엠엔소프트 서버로 전송한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도자동제작(MAC) 기술을 활용해 수집 정보를 HD맵으로 가공한다. 딥 러닝, 컴퓨터 비전, 위치 측정 및 동시지도화(SLAM) 기술을 활용해 도로 위 객체를 추출한다.
레드박스는 라이다가 아닌 카메라 기반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기존 HD맵을 구축·갱신 장비인 모바일 맵핑 시스템(MMS)보다 저렴하다. MMS는 고가의 라이다 등을 탑재해 차량 1대당 가격이 8억~9억원에 육박한다.
HD맵 규모는 갈수록 커지기에 구축뿐 아니라 효율적 갱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비용적으로 MMS 차량 운용에 제약이 있는 만큼 HD맵 갱신을 위한 민-민, 민-관 협력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 일반국도 1만4000㎞에 대한 HD맵을 구축할 계획이다. 2024년까지 주요도로에 대한 작업을 끝내고 2030년까지 11만㎞ 규모의 전국 모든 도로를 HD맵으로 만들 예정이다.
현대엠엔소프트와 쏘카는 새해 협력 추진 여부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시범사업이 필드 테스트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현대엠엔소프트와 쏘카가 민간 기업 간 협업 모델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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