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체들은 'CES 2021'을 통해 지금까지 지향점으로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보다는 현실에 한발 다가선 상용화 기술 소개에 주력한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현대·기아차와 일본 토요타 등 유력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빠지면서 조금 먼 미래보다는 1~2년 내 당장 출시할 수 있는 전동화 기반의 커넥티드·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과 신차 공개가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처음 온라인으로 열리는 'CES 2021'에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이 참가한다.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는 최근 몇 년부터 모터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모빌리티 비중이 크게 높아졌지만 올해는 완성차 업체 참여가 크게 저조하다.
지난해 우버와 공동 개발한 개인용 비행체(PAV)의 실물 크기 콘셉트 'S-A1'을 전시하며 큰 주목을 받은 현대차그룹은 13년 만에 처음으로 CES 불참을 결정했다. 올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여 기업 가운데에서는 GM이 선보일 전동화 기반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이 관심을 끈다. GM은 메리 배라 회장이 12일 기조연설에 나서서 '미래 전동화 시대를 위한 기반 구축'을 포함한 다양한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GM은 행사를 통해 새해 출시 예정인 쉐보레 전기 픽업트럭, 캐딜락 신형 전기차 등을 비롯해 전기 콘셉트 차량을 공개하며 이번 CES를 통해 자국에서 테슬라로 가려져 있던 전기차 선도기업 이미지를 확실히 심겠다는 방침이다.
BMW 역시 전동화 기반의 미래 모빌리티 라인업 모델을 최소 2~3개 공개한다. 이들 차량은 완전 자율주행을 지향하는 모델이다. 향후 2~3년 내 출시가 예상되는 차종이다.
BMW가 전면에 공개하는 건 'iX', 'MINI 비전 어바넛' 공개가 유력하다. iX는 미래 지향적 자동차 세대의 첫 번째 모델이다. 주행 경험, 공간감, 자동차와 승객의 관계를 재정의한다는 비전에서 BMW가 야심 차게 준비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이다. iX에는 전기모터부터 전장 부품, 충전 기술, 고전압 배터리 등을 아우르는 BMW그룹의 5세대 e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됐다. iX에 장착된 배터리는 재활용을 고려해 설계됐다.
또 BMW 미니 비전 어바넛은 운전석이 아예 없는 차량으로, 레벨 4~5 수준의 자율주행 콘셉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수개월 안에 선보일 예정인 럭셔리 전기차 EQS에 처음 적용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MBUX 하이퍼스크린 시스템의 자세한 기능과 디자인 등을 공개한다. 하이퍼스크린은 차량 내부 대시보드에 장착되는 스크린으로,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서 각종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만도, GS칼텍스 등은 처음으로 CES에 참가한다. 부품업계 강자 만도는 '자유 장착형 첨단운전시스템(SbW)'을 처음 공개한다. SbW 순수 전자 제품으로 자유로운 차량 설계가 가능해 자율주행차의 주요 기술로 꼽힌다. GS칼텍스도 미래 환경 변화에 대응해 에너지·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이번 CES 참가를 결정했다. GS칼텍스는 주유소를 거점으로 하는 '드론 배송'을 비롯해 주유와 세차, 전기·수소차 충전, 차량 공유 등을 결합한 미래형 주유소 등을 세계 무대에 선보일 예정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