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중심 자동차 산업에 IT가 더해지면서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모빌리티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 로보택시가 도로에 등장하고 사물지능(AIoT)이 자동차 산업을 이끌 신기술로 떠오를 전망이다.
11일(미국 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1'에 참가한 글로벌 자동차 전장부품 기업들은 자율주행과 전동화, AIoT 등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발맞춘 모빌리티 신기술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인텔 자회사이자 이스라엘 자율주행 기술 전문기업 모빌아이는 내년 로보택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로보택시는 운전자 없이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근거리 교통수단이다.
자율주행 분야 선도 기업 모빌아이가 로보택시 상용화를 선언한 것은 자율주행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다. 일반 소비자 대상 자동차에 자율기술을 탑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로보택시로 자율주행 서비스 가능성을 시험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모빌아이는 자율주행차 센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2025년까지 인텔과 협력해 자율주행차 핵심인 라이다(레이저를 이용한 레이다) 통합 칩(SoC)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일 칩에 통합된 형태 라이다가 등장하면 원가 절감은 물론 라이다 보급이 더 빨라질 전망이다.
글로벌 1위 자동차 부품기업 보쉬는 AIoT 시장을 이끄는 회사가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AIoT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한 개념이다. 개별 사물 특성에 맞는 AI를 개발해 활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미하엘 볼레 보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oT는 에너지 효율성을 증진하고 코로나19와 싸우도록 도와준다”면서 “우리는 이미 AIoT 잠재력을 현실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런 활동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쉬는 AIoT를 접목한 기술 일환으로 셀프러닝이 가능한 트래킹용 웨어러블과 히어러블 AI 센서를 선보였다. AI 자체가 센서에서 구동돼 운동 중에도 인터넷 연결 없이 에너지 데이터 등을 저장할 수 있다. 공기 질과 상대습도 등을 측정하는 센서도 내놨다. 보쉬는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모든 사업 분야에 AIoT를 적용할 계획이다.
LG전자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설립을 선언한 캐나다 자동차 부품기업 마그나는 고객사들 파워트레인 전동화 목표 달성을 적극 지원하는 선도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스와미 코터기리 마그나 최고경영자(CEO)는 “급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LG전자와 함께 공략해 나가겠다”면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부품, 능동형 공기역학 기술, 전기차 배터리 추가 중량을 상쇄할 수 있는 경량화 차체 등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나소닉은 코로나19로 자동차가 제2의 집이 된 것에 착안해 구글 안드로이드를 이용한 자동차 운용체계(OS) 스파이더로 차량 탑승자들이 모니터로 동영상을 공유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AR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공개했다.
스콧 커치너 파나소닉 자동차사업부 사장은 “AR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제공한다”면서 “정보를 해석하려 할 필요 없이 앞 유리창에 시선을 고정한 채 그 너머를 보면 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기업 만도도 미래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소개했다. 만도는 통합 모듈이 운전자와 교감하는 미래차 솔루션을 제시했다. 엑스 바이 와이어(X-by-Wire)라고 부르는 전자식 초연결 기술로, 필요할 때만 꺼내쓸 수 있는 모듈화된 자동차 부품이다. 이 부품 중 하나인 자유 장착형 첨단 운전 시스템 SbW는 CES 2021 혁신상을 받았다.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 모델솔루션은 산업용 AR 디바이스와 AR를 접목한 미래 전동 킥보드 등을 프로토타입 모델로 선보였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