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배달 4억건·e커머스 거래 160조원...비대면 시대와 마주하다

작년 국내 산업 빠르게 전환
배달앱 이용 늘고 물류 급성장
벤처투자도 비대면 분야 집중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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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동향주요 배달 앱 월 사용자 수 비교

국내 산업 지형은 코로나19 여파로 대격변을 맞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정부 방역 조치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은 쇠퇴하고 배달음식, e커머스, 물류를 포함한 플랫폼 기반 비대면 산업은 급성장했다. 벤처 투자도 비대면 산업과 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17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3개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합계는 지난해 12월 기준 약 2773만명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같은 해 1월 2129만명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쿠팡이츠의 경우 12월 일평균 사용자 수가 연초 대비 약 15배 성장했다.

배달앱 이용 증가는 골목 배달에서 도심 물류를 수행하는 배달대행사 성장으로 이어졌다. 국내 1위 배달대행사 바로고가 수행한 배달 건수는 2019년 총 5692만건에서 2020년 1억3322만건으로 1년 만에 134%나 급증했다. 업계는 바로고의 국내 배달 점유율을 30%로 추정한다. 업계 전체 지난해 전체 배달 건수는 4억건에 육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배달기사의 공급 대비 수요가 폭증하면서 배달기사 직종에 뛰어드는 인력도 급증했다. 올해 1건 이상 배달을 수행한 배달기사 수는 전년 대비 최소 2배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배달의민족·요기요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배달기사는 약 7만명, 쿠팡이츠와 바로고·생각대로 등 전국 배달대행사를 포함한 배달기사는 20만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유통산업 중심축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아가고 있다. 비대면 소비 증가가 온라인몰 인프라 투자 확대, 라이브 커머스 확장 등 유통 패러다임 전환을 앞당겼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45조12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했다. 12월 연말 유통 특수를 고려하면 총 연간 거래액은 1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유통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더했다”면서 “백화점·마트·편의점이 온라인 기반 플랫폼을 갖추고 배송시스템을 재정비하는 등 주요 기업의 대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패턴도 변화하고 있다. '홈쿡' 유행 등에 힘입어 먹거리 품목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선식품 플랫폼 마켓컬리의 매출액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매출액 4289억원 대비 2배 이상 신장했다.

먹거리 가운데에서도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부문이 가장 크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1번가 식품군의 주요 카테고리는 전년 대비 평균 50% 이상 거래액 증가를 보였다. 이 가운데 밀키트·쿠킹박스는 117%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내 HMR 시장이 지난 2016년 2조3000억원에서 오는 2022년 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허청에 특허 출원된 HMR 관련 상표 건수도 5149건으로 집계,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4건 늘어났다.

비대면 산업 성장 속에 벤처업계에서 비대면 분야 투자 비중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20년 상반기 기준 비대면 분야 투자액은 7691억원을 기록, 전체 벤처투자액 1조6943억원 가운데 46.6%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전체 벤처투자액 규모가 약 3000억원 줄어든 가운데 비대면 분야 비중은 4.4% 증가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전으로 일상이나 산업이 회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언택트 산업의 지속 성장 속에 이와 관련한 기술과 기업이 계속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