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관련주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실형 선고로 인해 크게 출렁였다. 18일 8만6600원으로 출발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실형 판결을 받은 직후 장중 8만4100원(-4.43%)까지 하락했다가 8만5000원(-3.41%)으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 개장 직후 삼성전자(-1.14%)를 비롯해 삼성SDI(-2.99%), 삼성전기(-1.99%), 삼성생명(-1.69%), 삼성증권(-1.68%), 삼성중공업(-1.30%)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대부분 약세로 출발했다. 특히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은 시가 대비 1만1500원(-7.49%) 하락한 14만2000원의 저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이날 전 거래일(3085.90) 대비 6.00포인트 내린 3079.90에 출발한 코스피는 3012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3월 19일 4만2300원으로 최저점을 형성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 매수세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달 11일 장중 9만6800원까지 올랐다. '쌀 때 사자'는 개인투자자 매수 심리가 작용해 빠르게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14일 하루를 제외하고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최근 5거래일(11일~15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4244만1869주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94만6126주, 3213만6029주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이 부회장의 재구속으로 이부진 사장이 삼성그룹 경영일선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하락 출발한 호텔신라는 이 부회장에 대한 법정 구속 결정이 나오자 장중 7%대 급등하며 9만900원까지 상승한 후 하락했다.
증권가는 이 부회장의 실형 판결 여부와 별개로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전망에 따라 목표주가를 높게 조정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과 OLED 실적, LCD 패널, 스마트폰 점유율이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실적 개선세가 지속돼 주가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올해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는 “삼성전자 등의 주가가 실적 개선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총수 부재라는 악재를 만났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판결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한 점도 이런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표1. 2021년 1월 삼성전자 주가 변동 추이>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